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2005년 ‘돈키호테’라는 공연 명으로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어 당시 완성도 높은 드라마와 가슴을 울리는 음악,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과 평단 모두로부터 최고의 무대라는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어 2007년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무대와 음악, 작품 구성으로 객석점유율 86%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바 있다. 또한 작년 공연을 통해 올해 4월, 제2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는 최우수재공연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조명음향상 등 무려 5개 부분의 상을 석권하였으니 그 작품성 또한 입증된 공연이라 할 수 있겠다. 현재 ‘맨오브라만차’는 LG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 중이며 9월 23일까지 계속된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지난 400년 동안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켜온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원작의 명성을 이어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역시 미국 초연에서 전대미문의 성공을 거두었으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도시에서 줄곧 사랑 받아왔다. 데일 와써맨의 각색을 거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원작의 이야기와 약간 다르다. 물론 극의 중심이 되는 것은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소설의 원작자인 세르반테스가 직접 출연하여 자신의 소설을 연기하는 극 중 극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소설과 뮤지컬의 차이점이다. 이러한 각색을 통해 관객들은 단순히 돈키호테의 이야기만 듣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실존했던 세르반테스의 가난하고 다소 불운했던 생애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여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의 이야기는 세르반테스가 수감된 지하 감옥에서부터 시작된다. 세무관이었던 그는 세금을 내지 않은 수도원을 차압 하면서 당시로써는 꽤나 큰 종교적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출발은 소설 속 주인공 ‘돈키호테’만큼이나 이상주의적 성향을 가진 세르반테스의 캐릭터를 창조하며, 관객들이 두 인물을 동일시하게끔 만드는 장치로 작용했다.
이어 세르반테스가 들려주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한가로운 시골 귀족이었던 주인공은 기사 소설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자신이 편력기사라는 환상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달고서 자신의 심복인 산초와 함께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기사도의 여행을 떠나게 되고, ‘맨오브라만차’에서는 그 여행길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돈키호테가 보여주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은 상상 그 이상이다. 어느 주막에 당도한 돈키호테는 그곳을 성이라고 우기며, 그곳의 주인장은 성의 영주라고 생각한다. 급기야 그는 주막의 주인에게 말도 안 되는 기사 작위를 수여 받는 한편, 그곳의 여종업원인 알돈자를 보고서는 둘시네아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름으로 부르며 끝없는 구애를 시도한다. 이렇듯 누가 봐도 정신 줄을 한참 놓은 것 같은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행동 이면에는 당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서려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이러한 풍자를 통해 조롱하고자 했던 것은 초인적 무용, 고결한 사랑, 충성, 지나친 이상주의와 공상 가득한 모험이야기 등을 중요시하는 중세 기사들의 행동양식 전부였다.
그러나 중세시대와는 한참을 떨어져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되려 돈키호테의 정신 나간 행동을 보며 이상을 꿈꾸는 로맨티시즘을 발견한다. 그것이 설령 미친 짓이라 한들, 주위의 멸시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돈키호테의 유쾌한 엉뚱함은 21세기의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의 매력은 다음의 대사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그는 자신을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 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오!”라는 반론을 제기하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관객들은 자신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맹목적으로 꿈을 꾸며 살아가는 돈키호테에 비해 포기와 단념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말이다. 그렇게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우리는 과연 꿈꾸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 뒤 막을 내렸다. 우리 모두 돈키호테처럼 나의 꿈과 이상을 수호하는 기사가 되자는 교훈과 함께…….
2008 ‘맨오브라만차’는 2005년 돈키호테 류정한과 함께 2007년 돈키호테 정성화가 더블캐스팅 되었으며, 알돈자 역은 윤공주가, 산초 역은 이훈진이 맡았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오는 9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9월 23일까지 ㅣ LG아트센터 ㅣ 평일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2시, 6시/ 월요일, 추석당일 쉼 ㅣ 4만원부터 11만원까지 ㅣ 문의 1588-5212)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