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뮤지컬은 2001년 이후 꾸준한 관객증가와 시장 확대로 연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뮤지컬 산업은 소득 증가와 여가 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점차 전도유망한 문화 산업의 큰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마니아의 확산과 스타의 등장, 전용극장 확대 등 산업으로서의 뮤지컬은 한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는 이를 ‘뮤지컬 시장의 격동기’라 칭하고 있을 정도다. 어느덧 2008년의 반을 접은 지금, 뉴스테이지에서는 뮤지컬 시장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측정해보기 위해 뮤지컬 상반기 결산을 시도했다.
한국의 활발히 활동 중인 뮤지컬계의 전문가 유희성 단장, 원종원 교수, 이유리 교수, 조용신 칼럼니스트, 박병성 편집장과 함께 상반기 최고의 작품과 최고의 배우, 하반기 기대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괜찮은 작품이었다.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잘 풀어내었다. 이번 상반기에 활약한 배우 중에서 ‘솔로의 단계’의 차지연을 주목하고 싶다. 우선 음악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그 무대가 소극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춤과 노래와 연기가 안정되었다. 또한 스태프 중에서는 ‘더 라이프’에서 원유섭 조명감독이 괜찮았다. 그 공연에서는 음악과 조명과의 관계가 명확히 끊어지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박자에 맞춘 리듬과 음악과의 조합을 마무리를 깔끔하게 한 것 같다. 얼마 전 제작발표회를 가진 ‘드림걸즈’를 기대해 본다. 아직 배우는 구체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주목받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상반기에 이 세 작품은 모두 이슈가 될 만한 작품이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라이선스 뮤지컬이면서 서울에서 시작하지 않고 지방에서 먼저 공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서울에서 올라와서 공연을 하는 선순환구조 마케팅을 선보였다. 장기공연이 어려운 한국에서 획기적인 시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형제는 용감했다’는 전형적인 소극장 뮤지컬의 코드와 형식을 따라서 만들어진 장유정표 뮤지컬이다. 영미뮤지컬과 다르게 한국의 소극장 뮤지컬은 실험극 위주보다는 상업적 코드로 가게 된다. 이 뮤지컬은 상업적 코드로써 공식화된 작품인 것 같다. ‘컴퍼니’는 한국시장의 성숙을 보여준 작품이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은 늘 좋은 평가를 받지만, 대중성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손드하임의 작품에서 흥행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이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뮤지컬 시장에서 완성도 높은 손드하임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마니아 입장에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상반기는 신인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윤형렬, ‘스위니 토드’의 홍광호를 꼽을 수 있으며 특히 ‘형제는 용감했다’의 송용진은 특히 상반기에 많은 성장을 보이면서 배우의 저변을 넓혔다고 할 수 있다. 옥주현도 ‘시카고’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건너온 김지현을 한국에서 만났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티켓 파워라는 미명아래 너무 똑같은 배우들이 여기저기 보인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하반기에도 뮤지컬이 여전히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많은 배우들이 뮤지컬로 들어오고 있다. 그런 부류의 배우들에게 많은 기대를 한다. 하반기 공연 중에서는 창작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와 라이선스 뮤지컬 ‘캣츠’ 공연도 기대가 된다. 특히 라이선스 뮤지컬 ‘캣츠’는 오리지널이 보여줬던 것처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감동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본다.

뮤지컬 ‘나인’, ‘형제는 용감했다’, ‘라디오 스타’가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이었다. 뮤지컬 ‘나인’의 경우에는 흔히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성격이 다른 작품이 뮤지컬화 되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기존의 익숙한 뮤지컬과는 다른 방식을 보여줘서 좋았다. 여기서는 배우가 중요했는데 특히 ‘황정민’이 어려운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장유정표 뮤지컬을 재확인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에 접근하기에 새로운 주제와 소재를 장유정 특유의 스타일로 잘 녹여내었다. 마지막으로 ‘라디오 스타’는 중극장 이상의 규모로 만든 창작 초연 무비컬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공연을 이끌어내었다고 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라디오 스타의 김규종 연출을 주목하고 싶다. 그는 뮤지컬 전문 연출가로서 가진 뮤지컬 문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연출이 아닌가 싶다. 배우 중에서는 최성희, 윤형렬, 정선아, 홍광호를 꼽을 수 있겠다. 최성희는 대형뮤지컬 공연의 여주인공으로 아주 적절하고, 윤형렬은 신인치고 내재된 감성이 아주 뛰어나다. 정선아는 한국배우에게서 보기 드문 세련됨을 타고난 배우이며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유망하다고 본다.
하반기에는 많은 대형뮤지컬의 빅뱅이 될 것 같다. ‘마이 페어 레이디’, ‘지붕 위의 바이올린’, ‘지킬 앤 하이드’, ‘맨오브 라만차’ 등이 기다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것이 뮤지컬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하반기에 오필리어의 이윤진, 홍광호, 차지연, 윤형렬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이번 상반기에 뮤지컬 ‘컴퍼니’와 ‘나인’을 이야기하고 싶다. ‘컴퍼니’는 형식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이었다. 뮤지컬을 스토리위주보다는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새롭다. 뮤지컬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을 존재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형식을 되짚어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옴니버스 뮤지컬이 나온 후에 ‘I love you’등 옴니버스 뮤지컬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무대미술이 모던했고 한국작품에서 비주얼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을 보여줬다는 것이 돋보였다. ‘나인’의 경우에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기는 했다. 하지만 상당히 예술적인 작품이었고 모더니즘에 기초한 영화가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어지는지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배우 중에서는 정성화의 활약이 돋보였다. 코미디 뮤지컬 ‘굿바이걸’에서 정성화가 원래 가지고 있던 코믹함과 더불어 무대를 이끌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는 어려운 노래도 잘 소화해 냈다. 특히 하반기에는 창작 뮤지컬을 했던 제작사에서 많은 작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많은 작품성 있는 뮤지컬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내 마음의 풍금’, ‘폴라로이드’, ‘알레그리아’, ‘캣츠(한국어 공연)’ 등이 올라간다. 이런 것으로 인해 한국의 공연저변 확대가 더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반기에는 뮤지컬 ‘컴퍼니’가 가장 주목받을 만 했다. 그 작품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연극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또한 앙상블이나 연출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실험을 많이 했고 배우들도 근래에 보기 드물게 고른 기량을 갖춘 작품이었다. 배우 중에서는 정성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라디오 스타’, ‘굿바이 걸’을 거치면서 이제 뮤지컬 배우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굿바이 걸’에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코믹스러운 연기를 하지만 따뜻한 인간애가 느껴지게 그려내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이지나 연출도 ‘컴퍼니’, ‘헤드윅’을 봤을 때 아주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 중의 하나다. 현재 대장금 고궁버전도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는 ‘미녀는 괴로워’가 기대된다. 그 공연에서는 뚱녀가 날씬녀로 변신해야한다는 엄청난 숙제를 안고 있다. 그 과정을 어떻게 무대만의 기법으로 변신시켜 관객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한 옥주현이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을까 한다. 그녀는 많은 작품은 하지 않았지만 실력이 계속 많이 향상되고 있고 이번에 하게 될 ‘캣츠’와 그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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