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데렐라’이야기를 재해석한 뮤지컬 ‘신데룰라’가 7월 12일부터 8월 3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중이다. 가족 뮤지컬 ‘신데룰라’는 창작뮤지컬 전문극단 ‘극단모시는사람들’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이 ‘국내우수레퍼토리개발사업’을 통해 제작한 작품이다.
예의 ‘신데렐라’가 불우한 가정에서 구박받는 착한 소녀였다면 ‘신데룰라’는 행복한 가정에서 허구헛날 사고만 치는 쾌활한 소녀다. ‘신데룰라’이야기는 신데룰라의 아빠가 새엄마와 결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빠는 엄마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엄마는 아빠를 남편으로 맞아들이며, 신데룰라와 새언니들 신데뽈라, 신데꿀라는 이들을 아빠 엄마로 맞아들인다. 혈육으로 맺어진 가정이 아니더라도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신데룰라’의 방향이 ‘신데렐라’와 다를 것임을 드러낸다.
신데룰라 집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어 엄마의 고생이 배가 된다. 그렇다고 가난에 굴할 것 같으면 신데‘룰’라가 아니다. 신데룰라는 발명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온 동네를 실험실 삼아 여지저기를 들쑤시고 다닌다. 벼에서 쌀이 아니라 밥이 나오도록 하겠다며 논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대머리 아저씨가 불쌍하다고 머리 위에 개똥, 소똥, 새똥 온갖 똥을 다 갖다 뿌리기도 한다. 머리카락 자라라고 말이다. 신데룰라 엄마와 언니들은 종일 신데룰라 숨겨주는 것이 일일 정도다.
‘신데룰라’이야기에도 왕자님이 등장한다. 그러나 파티에서 신부감을 찾겠다는 왕자가 아니라, 사랑이 뭔지 아는 왕자님이다. 왕자는 진작에 신데룰라의 매력에 빠져서 눈이 멀어버린다. ‘신데룰라’에서 파티는 왕자와 신데룰라가 처음 만나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공간이 되는 셈이다.
‘신데룰라’이야기에는 질투와 시기가 없다. 새엄마는 남편 없이 딸아이 셋을 홀로 키우며 아등바등 살아가고 신데룰라 언니들은 철이 없어서 그렇지 못된 성격은 아니다. 누굴 미워하거나 음모를 꾸미는 사람이 없으니 이야기는 밝고 즐겁다.
가냘픈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있다. 그러나 2008년 새로 태어난 씩씩한 신데룰라는 어려서 새엄마, 새언니들을 얻고 엄마와 언니들의 사랑을 받는다. ‘신데렐라’의 결말은 왕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지만, ‘신데룰라’의 결말은 ‘빛이 나오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신데룰라의 당찬 꿈이다. 그래서 ‘신데룰라’이야기는 착하게 살다보면 왕자님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니라, 꿈을 좇아 살다보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박혜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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