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9.17 금 10:35
상단여백
HOME 뮤지컬
[취재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살살 녹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우리들의 가슴을 녹여내는 따뜻한 사랑이야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익히 알다시피 지난 99년도에 전도연, 이병헌이 주연한 영화로 먼저 소개되었던 작품이다. 영화에서 전도연은 짧은 단발머리의 귀여운 이미지로 등장해 순박한 시골처녀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병헌 역시 호감가는 인상으로 따뜻한 이미지를 풍기며 여주인공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영화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내 마음의 풍금’이 이번에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 오만석과 조정석의 출연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영화와는 달리 무대에서 생생하게 그려낼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에서 주인공들이 전하는 풋풋한 첫사랑을 경험해 보자.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1970년대의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그려 내주었다. 지금시대의 학교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금이 교실 안에서 선생님의 책상 옆에 자리를 턱하니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명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 월남치마를 입고 책을 보자기에 싸서 메고 다니는 모습은 그 당시 사회상을 잘 반영해 주었다. 또한 아이들이 신고 있는 검정색 고무신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겨움의 이미지를 더해 주었다. 더불어 극 중 양호선생님으로 등장한 양수정이 커피를 마시고, LP판으로 캐니 브라운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모두들 미제 용품이라고 부러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70년대에 주를 이뤘던 갖가지 물품들을 등장시킨 점은 옛 추억을 가다듬어 볼 수 있게 해주어 가슴 따뜻하게 전해져 왔다.

지금의 초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갖가지 추억의 놀이들도 등장했다. 아마 요즘의 아이들은 촌스럽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당시 아이들이 즐겨 했던 놀이들은 너무나 순박해서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머금어지게 했다. 특히 학교 소풍을 가면 맨 마지막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보물찾기 놀이와 가을 운동회 때 했던 박 터트리기는 옛 추억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했다. 또한 아이들이 밤에 학교에 몰래 가서 장난치다가 “학교 변소는 원래 공동묘지였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찢어진 휴지줄까?”라고 말하여 도망가는 모습은 지금은 왠지 유치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잊고 있었던 지난 날 들을 돌아보게 해준 점에서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작품의 캐릭터들도 다양했다. 극중 선생님으로 등장한 강동수는 아이들에게 “다들 조용히 못 하겠느냐?, 오늘은 숙제가 없느니라” 등 매번 “-느냐, -니라”로 말을 맺어서 권위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인지시켜 주었다. 또한 단발머리에 앞머리를 핀으로 고정시켜 옆으로 넘긴 홍연이, 어디선가 있을 법한 동네의 조금 모자라 보이는 정복이와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동네 큰어르신 등 갖가지 캐릭터를 그 당시 모습에 맞게 잘 등장시켜 작품을 이끌어갔다.

무대는 분홍빛의 나무 느낌으로 치장된 독특한 세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산뜻한 봄의 이미지와 시원한 여름, 노을 지는 가을과 눈 내리는 겨울 모습은 분홍빛 색채와 너무나도 잘 어울려서 4계절을 모두 품을 수 있게 했다. 언뜻 보면 분홍빛이라는 색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품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예상치 못하게 너무나 잘 어우러져서 무대를 더욱 신선하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별을 연출하기 위해 천장에 매달아 놓은 50여개의 램프들은 작품의 이미지를 더욱더 서정적이고 낭만적이게 해주어 무대의 모습을 더욱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다만, 산발적으로 등장했던 부가적인 이야기들에 비해 정작 주인공들의 결말은 다소 허무한 느낌을 주지 않았나 싶다. 창작 초연 작품이니 만큼 앞으로 여러 번의 수정, 보완을 거치면 좀 더 집중력 있는 스토리로 완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한 홍연이가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오는 9월 11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