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헤드윅’은 마니아 층과 재 관람률이 많은 공연이다. 심지어 100회 이상 헤드윅을 관람했다는 관객이 있을 정도다. 5만원을 웃도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관객들이 재 관람에 또 재 관람을 거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독에서 건너온 여장남자의 콘서트’라는 설정이 이토록 많은 마니아들을 생산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리고 그 매력은? 공연 속의 소소하고 디테일한 요소들을 파헤쳐 기자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해보았다. (별 5개 만점)
헤드윅 마니아와 헤드윅 초보 관객 다 같이 놀자 지수 ★★☆☆☆
뮤지컬 ‘헤드윅’의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유형을 분석해보면 대략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그 첫 번째 유형은 헤드윅에게 “언니 너무 예뻐요”라고 소리지를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헤드윅’의 대사 한 두 개쯤은 미리 받아 칠 수 있는 헤드윅 마니아들, 일명 ‘헤드헤즈’다. 또 그 두 번째 유형은 ‘헤드윅, 유명한 뮤지컬, 인기 많은 뮤지컬’이라는 키워드만 조합해 공연장을 찾은 헤드윅 초보 관객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헤드윅’ 공연은 다른 뮤지컬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헤드윅’의 공연장은 뮤지컬이 공연되는 곳이라기 보다 어느 유명 가수의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다. 따라서 아직 ‘헤드윅’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관객들은 마니아 관객들이 발산하는 흥분된 분위기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게 얼마간의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서야 헤드윅의 공연장은 비로소 뜨거워진다고 할 수 있겠다. 점차 초보 관객이건 마니아 관객이건 모두들 헤드윅의 매력에 푸욱 빠져 한바탕 노는 분위기를 조성해 갔다. 반면, 아직도 쭈뼛쭈뼛 어색하게 박수만 치는 관객들도 눈에 보였다. 어디 헤드윅 마니아가 따로 있고 헤드윅 초보가 따로 있겠는가? 흥분된 감정을 억지로 짓누르며 마음 속으로만 엉덩이를 흔들던 관객들을 위해 ‘헤드윅 마니아와 헤드윅 초보 관객 다 같이 놀자 지수’에서 무려 별 세 개를 삭제하고자 한다. 모든 관객들이 다 같이 노는 그날까지!
토마토 냄새만 맡아도 다시 보고 싶은 헤드윅 지수 ★★★★☆
‘헤드윅’은 눈과 귀로 기억되는 공연일 뿐 아니라 코로도 기억할 수 있는 공연이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인 주인공 헤드윅이 여자가 되기 위해서 늘 가슴에 지니고 다녀야 했던 토마토 두 개……. 주인공 헤드윅은 그 토마토를 꺼내 자기 몸에 터뜨리고, 그것을 온 몸에 문지르는 행동을 통해 작은 일탈과 해방을 표현한다. 이 장면은 뮤지컬 ‘헤드윅’ 가운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 장면 중의 명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순간 관객들은 냄새분자를 타고 온 토마토를 느끼기 위해 연신 코를 킁킁거렸고, 헤드윅이 부르는 시원한 펑크 락을 향해 귀를 틔웠다. 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토마토 냄새지만, ‘헤드윅’의 공연장에서만 맡을 수 있는 ‘그 토마토 냄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러나 공연장의 크기가 중 규모이다 보니 뒤쪽에 자리잡은 관객들에게는 토마토의 향기가 잘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아쉽지만 별 한 개를 삭제하고자 한다.
나보다 더 예뻐! 질투유발자 송용진 지수 ★★★★★
‘헤드윅’의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물론 연기력과 가창력이 필수겠지만 또 하나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여자들 보다 더 예쁜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헤드윅을 연기하는 배우 송용진은 한 회 공연당 대략 서너 벌의 옷을 갈아입는데, 그녀(?)의 변신 때마다 관객들은 “어머!”하며 탄성을 질렀다. ‘정말 남자 맞아?’라는 의심이 들만큼 쫙 뻗은 다리, 탱탱한 복근 덕분에 송용진의 몸매는 여자보다 더 예쁜 몸매로 평가 받는다. 군데군데 그녀(?)가 남자임을 확인시켜주는 곳들도 있었지만 모피코트에서부터 ‘초초초’ 미니스커트까지, 보통 여자들도 입기 힘든 옷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송용진! 그녀(?)의 놀라운 비주얼은 ‘어쩜, 여자인 나보다 더 예뻐!’하는 질투를 유발하게 만든다.
뮤지컬 ‘헤드윅’의 토마토 냄새를 맡고 싶고, 영원한 귀염둥이 그녀, 헤드윅의 매력을 감상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무더운 여름날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땀 한번 쭉 빼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뮤지컬 ‘헤드윅’이 공연되는 KT&G 상상아트홀을 찾아보자. 뮤지컬 ‘헤드윅’은 오픈 런으로 공연 중이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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