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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무려 옥주현, 배해선을 아내로 둔 그는 참 지지리도 못났다, 뮤지컬 ‘시카고’의 미스터 셀로판!

 

10분 동안 말없이 서있어도 그 기운이 느껴지고 왠지 신경 거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제, 어디에 있어도 신기하리만큼 절대 눈에 띄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재즈, 갱, 캬바레와 같은 키워드로 조합된 뮤지컬 ‘시카고’, 그리고 이와 가장 어울리지 않고, 또 가장 눈에 띄지도 않는 한 남자의 이야기 한 번 해보려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평범했기에 가장 많은 주목과 박수를 받았던 남자, 미스터 셀로판, 아모스를 소개한다. 그는 바로 록시의 남편이다.

그를 만나기에 앞서 우선 록시를 소개해야 할 듯싶다. 그녀는 아모스라는 듬직한 남편을 옆에 두고도 ‘속 궁합’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프레드라는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인물이다. 그리고 어느 날 프레드가 자신을 떠나겠다고 하자 록시는 그를 쏴 죽이고 감옥으로 직행한다.

당신 정말 록시의 남편 맞아?
그렇다. 아모스는 살인범 록시를 아내로 둔 ‘세상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남자이다. 살짝, 아니 조금 ‘많이’ 나온 배, 기름을 발라 2대 8로 정돈한 머리, 아내 보다 작은 키, 기름에 번뜩이는 얼굴, 이게 바로 아모스의 인상착의다. 그의 비주얼을 보고 있으면 “당신 정말 록시의 남편 맞아?”하는 질문이 튀어나온다. 잘 빠진 각선미를 자랑하는 록시는 아주 완벽하리만큼 아름다운 여자이니 말이다.

그래도 록시는 아모스를 사랑한다. 다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모스의 생김새에서 ‘자기 관리’라고는 절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록시가 바람을 피울 수 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평균 이하에도 못 미치는 몰골로 저런 아름다운 아내를 얻었다는 것 자체부터 아이러니다. 그런 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록시는 그를 사랑한다. 아니, 그렇다고 매번 사랑하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를 구하기 위해 갑자기 오천 달러가 필요할 때나, 자기 대신 감방에 가줄 사람을 구할 때 등등 그를 사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도 내어줄 만큼 착하디 착한 ‘순둥이’였기 때문이다.

당신 정말 록시의 남편 맞군!
그는 예수님보다 더 깊이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처님보다 더 오래 보리수 나무에 앉아있을 만한 성인군자다. 그러나 바보다. 그리고 록시를 정말 사랑하는 남편이다. 자기 몰래 바람을 피웠던 아내를 용서하는 그는 분노를 모를 만큼 록시를 사랑한다. 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살인 죄까지 뒤집어쓰는 그는 진작에 간도 쓸개도 팔아 치웠을 만큼 록시를 사랑하며, 그녀의 변호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긁어 모을 만큼 록시 밖에 모르는 남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버림받은 그녀를 그 통통한 배로 다시 맞아주겠다던 그는 정말 눈물이 다 날 정도로 로망 가득한 사랑을 하는 멋진 남자다. 아니, 진정한 록시의 남편이다. 끝없는 용서와 사랑, 그리고 이해, 이것이 부부 사이의 미덕 아니겠는가? 못생겼다 해도 상관없다. 록시가 그를 이용만 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의 맹목적인 용서와 사랑을 본 관객들이 누구보다 그를 아끼고 사랑해주기 때문이다.

그의 유일한 솔로곡이 있다. 그 이름 하여 ‘미스터 셀로판(Mister Cellophane)’, 투명하게 비치는 셀로판 같은 ‘투명한 존재감’이라는 뜻이다. 그는 “나는 셀로판, 미스터 셀로판, 그게 내 이름이어야 했어요”하며 쓸쓸히 자신의 노래를 불렀고, 관객들은 그를 애처롭게 쳐다봤다. 그러나 그는 빛났다. 그게 비록 ‘투명한’ 빛이라도 말이다. 곰보다는 여우가 트렌드인 요즘, 여우들만 득실대는 현실에서 진정한 곰이 무엇인지 보여준 아모스는 소리 없이 자신만의 빛을 발한다.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역은 가수 옥주현과 배해선이 더블 캐스팅을 맡았다. 그리고 록시의 남편 아모스 역은 뮤컬배우 황만익이 연기한다. 뮤지컬 ‘시카고’는 오늘 8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VIP석 120,000원 R석 10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B석 40,000원, 문의 02-577-1987 www.iseensee.com)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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