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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뮤지컬 ‘루나틱’, 뻔뻔한 제비, 불쌍한 제비, 나제비!

 

‘살짝만 미치면 인생이 행복해 진다!’, 뮤지컬 ‘루나틱’이 전하는 ‘행복한 삶’의 비법이다. 뮤지컬 ‘루나틱’은 정신병 환자들의 지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을 치료하는 ‘루나틱’의 굿 닥터는 타인과 쉽게 소통하기도 어렵고 삭막해져만 가는 이 세상이지만, 아직은 살만하다는 것을 정신병 환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 에게도……. 세상에서 버림받은 무대 위 4명의 정신병자, 그들은 관객들에게 노래한다. “우린 살짝 맛 이간 머리, 이상해진 머리, 바로 루나틱! 누구라도 와요, 친구가 될게요.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우리는 신경 안 써, 지금 이대로 자유롭지요”라고 말이다.

그 중, 여자 꼬드기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녀석이 하나 있다. 그 이름도 딱! 어울리는 ‘나제비’, 그가 그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여성을 유혹하는 ‘사랑의 기술’을 전수한다고 나섰다. 타고난 제비근성으로 카사노바 전술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남자, 어디 한번 그 뻔뻔스러운 ‘사랑의 기술’을 배워 볼까나?



여자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는 나제비는 여자 중에서도 유독 돈 많은 유부녀만 골라 접근하는 진정한 ‘제비’다. 심지어 자기 친구의 부인까지도 말이다. 그는 “첫째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거리를 두고 떨어져라. 둘째로 그 여성을 무시하는 척, 관심 없는 척을 하라. 셋째로 그 여성의 남편에게 접근하라”라는 여자 꼬시기 비법을(그것도 돈 많은) 관객들에게 전수한 뒤 그것을 곧 바로 실천에 옮겼다. 그 중 먼저 자신의 친구 브래드 피트와 그의 부인인 안젤리나 졸리에게 접근했다. 어찌나 이름들이 얼굴과 딴판이던지, 아무튼 그는 그 자리에서 졸리에게 무관심한 척을 하고,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며 자신의 비법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혼자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브래드에게 접근했다. 그가 말했다. “너의 부인 너무나 아름답더라. 몸짱, 얼짱, 어찌나 부럽던지. 어느 날 네 부인이 몸이 가렵다고 한다면 그것은 피부병이 아니라 날개가 돋아나는 것 일게야”라는 상투적인 칭찬으로 브래드를 우쭐하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브래드는 자신의 부인을 칭찬해준 것에 고마워 졸리에게 그 사실을 전했다. 처음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던 졸리는 어느 덧 남편이 전해주는 나제비의 닭살 멘트에 야릿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정말 어이상실, 뻔 한 스토리지만 너무나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나‘제비’의 ‘제비’근성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나제비는 친구 브래드에게 “내가 바쁜 일이 끝나면 자네의 천사를 뺏겠어”라고 경고했다. 이쯤 되면 눈치 챌 법도 한데 바보 같은 브래드는 또 쪼르륵 졸리에게 달려가 나제비의 말을 전했다. 이제 졸리는 더 이상 나제비의 황홀한 입발림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드디어 그녀는 한 밤중에 그를 만나기에 이른다.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건가요? 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죠.” 진심어린 졸리의 노래에 나제비도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일까? 흔들리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그만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는 나제비는 졸리를 떼어내기 위해 자신이 그동안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한다. 실망한 졸리는 울며 뛰쳐나가고 그 뒤를 나제비가 쫓는데, 그만 졸리는 그가 보는 앞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이 어마어마한 반전 뒤 나제비는 기억을 모두 잃고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나제비는 나쁜 남자다. 아니, 나쁜 ‘제비’다. 세상의 가정을 파괴시키는 악마라고나 할까? 적어도 나‘제비’가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목격해야 했던 나제비의 캐릭터는 자기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렸기에 밉지만 짠한 또 짠하지만 미운놈이다. 그래서 결국 나제비는 불쌍하고도 나쁜 남자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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