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초콜릿이다. 그런데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가 표방하는 사랑은 조금 다른 초콜릿이다. 이 작품은 달콤한 사랑의 맛을 기대하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한동안 유행하던 ‘고무 타이어, 혹은 지우개를 씹어 먹는 것 같은’ 카카오 99%의 쓰디쓴 초콜릿 한 상자를 불쑥 내밀고 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쓴 맛, 단 맛을 죄다 보여주는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오, 마이 갓!’을 연발하게 하는 아가씨 한 명이 있다. 관객들의 이 감탄사는 그 아가씨의 뛰어난 가창력과 아름다운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모답지 않게 작렬하는 몸 개그 덕이기도 하다. 무대에서 퇴장할 때마다 다음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의 마스코트, 이 아가씨의 이름은 배우 ‘박홍주’이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여자, 그녀의 이름은 ‘박홍주’
‘어디 숨 쉴 사이나 있으려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는 급박하게 돌아간다. 그런데 이렇게 쉴 틈도 안주면서 재빠른 캐릭터 몰입력까지 요구하니, 어쩌면 배우 ‘박홍주’에게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는 ‘나쁜’ 작품으로 기억되지는 않을까? 알고보니 게이였던 두 애인에게 냅다 차이고, 변호사인줄 알았던 맞선남은 별 볼일 없는 영양사이다. 또, 진한 사랑 한 번 해보겠다고 남편 눈을 피해 몰래 만나던 남자에게 그녀는 ‘사랑’이 아니라 복수의 ‘도구’였다. 저 아름다운 여인에게 어찌나 가혹한 사랑의 결말만을 주는지 이쯤 되면 그녀의 처절한 몸 개그에 웃음을 날리던 관객들의 가슴 한 켠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연민마저 생기게 된다. 웃고는 있지만 인생의 모진 풍파를 온 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이 여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여자, 그녀의 이름은 ‘박홍주’
하루 사이 미국 텍사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과 멕시코를 찍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복 받은 일인가? 게다가 가는 나라마다 온갖 사랑을 독차지하기까지! 수년간 솔로 인생 외고집을 지켜온 관객들이 본다면 배우 ‘박홍주’의 옆구리를 콱 꼬집어 주고 싶은 대목이다. 그녀를 얄밉게 만드는 것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함께 출연중인 모 배우의 말을 빌리자면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는 “뽀뽀를 제일 많이 하는 공연”이다. 누가 아깝고, 아깝지 않고를 떠나서 배우 박홍주가 연기하는 그녀들은 동방예의지국인 이 한국 땅에서 남의 눈 신경 쓰지 않고 어느 곳에서건 거침없이 키스를 퍼부어대곤 한다. 더군다나 호리호리한 몸매로 남자 배우들 품에 쏙 안기는 그녀의 모습이란……. 약간은 맹하지만 지고지순함이 매력인 여린 소녀에서부터 도발적인 모습이 무섭기까지한 터프걸까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변신 가능하고 온갖 남자들의 사랑까지 받고 있으니! 이 여자,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에서 배우 ‘박홍주’는 온갖 모습의 캐릭터들을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고 흔들어댄다. 연민에서 부러움까지 말이다. 무대가 체인지 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 ‘박홍주’가 보여줄 내일의 모습을 또 어떤 모습일는지. 배우들의 총천연색 다양한 매력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는 오는 7월 6일까지 대학로 두레홀 4관에서 공연된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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