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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스케치] 하트 풍선이 빵! 하고 터질 만큼,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

 

풍선... 좋아하시나요? 어른들이 보기에 풍선은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몸체를 부풀리는 고무주머니에 불과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풍선은 마법의 장난감이랍니다. 요즘 아이들이 아무리 TV만화와 게임 같은 가상세계의 오락에 빠져 있다지만 이상하게도 풍선의 인기는 유행을 타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는 7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영화 ‘진짜진짜 좋아해’를 가볍고 밝게 각색해 만든 작품으로 그 시절 청춘들의 애타는 핑크빛 입김이 가득 담긴 풍선 같은 공연입니다. 한국이 지금은 서구사회 못지않게 개방적인 사회로 바뀌었지만 7,80년대만 해도 사랑한다는 말이 어렵고 낯간지러워 ‘사랑해요’라는 시원한 애정표현 한 번 하지 못하는 부부나 연인 사이가 많았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는 사랑한다는 직설적인 말보다 한 차원 높은(?) 귀엽고 앙증맞은 사랑 표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정말 유치해서 진짜 순수해 보이는 말 ‘진짜진짜 좋아해’랍니다. 얼마나 좋으면 ‘진짜’를 두 번씩이나 쓰면서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던 걸까요? 뮤지컬 ‘진짜 좋아해’의 상황 속으로 한번 들어가 봅시다. 고고(GO GO)!

1970년대의 제과점은 카페에 드나들 수 없었던 중고등학생들이 비밀스런 사랑을 꽃피우던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지금은 이성 친구가 있는 중고생들이 이성친구가 없는 학생들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은 추세이지만 그 때만 해도 남녀상열지사의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학생간의 연애는 금기사항 중의 하나였죠. 하지만 그 시절에도 좀 놀았다 하는 남학생, 여학생들은 하교 후 삼삼오오 빵집으로 몰려들어 미팅을 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그림에 있는 진성여고 여학생들은 아직 자신들의 짝을 만나지 못한 모양입니다. 쟁반에 수북이 쌓인 단팥빵을 앞에 두고 몰래 봤었던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진짜진짜 잊지 마’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수다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보면요.(메인 스케치)

그 시절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고등학생이라면 새벽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등교했던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21세기의 학생들은 사랑고백도 인터넷 채팅이나 휴대폰 문자로 한다던데, 개인적으로 올드한 취향을 고수하고 있는 저는 그 사실이 좀 삭막하게 느껴지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기 ‘진짜진짜 좋아해’의 남녀 주인공인 진성고 야구부 에이스 ‘강진영’과 진성여고 전교 1등 ‘오정화’가 밀회를 나누는 장소는 바로 교회 종탑 아래입니다. 물론 사랑 고백도 여기서 했었죠. 비록 종소리는 울려 퍼지지 않았지만 얼마나 신선하고 낭만적이었는데요(웃음).




그럼 진성고 야구부를 군림하는 막강 포스 ‘구감독’은 어디서 사랑의 고백했을까요? ‘구감독’은 야구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독사라고 불리며 악명을 떨치고 있지만 그와 같은 학교에서 영여교사로 근무하는 ‘신장미’ 앞에서는 모범생처럼 깍듯해 지고 마는 숙맥 노총각입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신장미’의 급작스런 부름으로 음악다방 ‘화사랑’으로 달려갔습니다. 도도한 자태를 뽐내며 ‘구감독’의 투박한 순애보를 부담스러워했던 그녀가 왠일일까요? 아~진성고가 봉황기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들어주기로 했었던 ‘구감독’의 소원이 이제야 궁금해졌나봅니다. 그 다음 상황은 다들 짐작하시죠(웃음)? 이제 그럼 그들의 등 뒤로 진열되어 있는 음악다방의 무수한 LP 판들이 이 갓 탄생한 커플을 위해 축가를 불러줄 시간이네요.

살면서 여러 번의 연애를 하게 되지만 첫사랑처럼 상대에게 많은 애정을 쏟아 붓는 사랑을 두 번 다시 경험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여러분이 첫사랑 당시 가슴 속에 품었던 하트 풍선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여러분의 모든 것을 차지했던 그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겁니다. ‘나 얼마만큼 좋아해?’ 라고요. 그럼 그 사람은 분명히 ‘이 풍선이 빵! 터질만큼’ 이라고 말해줄 거예요. 너무 닭살스럽고 싱겁다고요? 그렇지만 행복한 상상은 건강에도 좋답니다(웃음).


글과 그림 연분홍 기자 gogi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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