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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체인지] 어화둥둥 우리 엄마!!, 만약 우리 엄마가 뮤지컬 ‘줌데렐라’의 싸모님이라면?

 

아줌마들이 꿈꾸는 14가지 판타지를 유쾌하게 풀어내, 강력한 우먼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뮤지컬 ‘줌데렐라’가 극장 용에서 한창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진솔한 삶을 그려 주목받았던 베스트셀러 소설 ‘줌데렐라’를 각색해서 만든 뮤지컬이다.

‘줌데렐라’에는 능력 있고 똑똑하지만 결혼을 못한 ‘김부장’,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이혼을 선택한 ‘서빛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어우먼 ‘이윤희’, 남는 게 돈밖에 없는 ‘싸모님’, 가정과 가족밖에 모르는 ‘동동엄마’ 등 다섯 명의 다양한 캐릭터가 공존한다. 이들 모두가 각기 다른 성격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예쁘고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독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한 분이 계시다. 푸짐하고 넉넉한 풍채로 다섯 여고 동창생의 모임 ‘다섯 손가락’의 무게중심 하나는 확실히 담당하고 있는 강남 줌데렐라 ‘싸모님’이 바로 그 분이시다. 슬림한 것이 아름다움의 표본처럼 인정받는 시대라고 하지만 지갑까지 그 슬림의 대세를 따를까? 쌈짓돈 천원도 아쉬워지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두툼한 지갑의 소유자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이에 ‘만약 우리 엄마가 줌데렐라의 싸모님이라면?’이라는 설정으로 돈에 대해 평생 걱정한 적도, 걱정할 필요도 없는 강부자 ‘싸모님’의 막내 딸내미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우리 엄마 ‘싸모님’의 모습을 한 번 살펴보라. 우리 엄마는 눈 씻고 찾아봐도 정말 모난 곳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외모를 가지셨다. 얼굴도 둥글, 배도 둥글, 팔다리도 둥글둥글. 그 분의 몸은 심해를 누비는 범고래의 몸매처럼 우아하고 완만한 유선을 그리고 있다. 아빠를 비롯한 다른 식구들은 엄마의 땡그랗고 귀여운 몸을 보고 ‘그 몸으로 뭘 하겠어? 당장 살 빼’라는 말을 생각 없이 퍽퍽 내뱉지만 내가 보기에 엄마의 몸은 러블리 그 자체이다.  비록 나는 요즘 트렌드를 따라 스키니한 몸매 유지를 위해 온갖 다이어트를 다 하고 있는 중이지만 40대 유부녀 몸이라면 우리 엄마 정도는 되어야 아줌마 체통이 사는 법! 그리고 내가 몸매 관리하는 돈은 땅 파면 나오나? 그 돈은 바로 엄마 주머니 속에서 졸졸졸 샘솟아 오르는 돈들인데, 내가 우리 복덩어리 ‘싸모님’의 복 터진 몸매를 무슨 이유로 구박하겠느냐 말이다.

얼마 전 갔었던 미국 여행에서 돌아와 두 달 만에 집을 찾은 나는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을 꺼내 서둘러 엄마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아~ 언제 들어도 반가운 엄마의 목소리(?)는 고사하고 왠 쿵짝대는 트로트의 통화 연결음이 들려온다. 자세히 들어보니 엄마가 요즘 푹 빠져있는 박현빈의 ‘샤방샤방’이다. 엄마의 다른 것은 다 이해하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한 가지, 바로 음악 듣는 취향이다. 통화연결음악만 계속 울리는 것을 보니 우리 엄마, 또 피부 관리실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딸내미가 귀국했는데 팔자 좋게 마사지나 받고 있고 칫! 삐질 거다. 아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사이라도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있는데 착한 내가 참아야지. 그래야 나중에 콩고물이라도 더 얻어먹지.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집에 돌아와 짐을 풀고 우리 집 진짜 막내 뽀삐에게 달려갔다. 뽀삐는 7년 전부터 우리 식구랑 같이 생활하고 있는 강아지이다. 가끔 엄마는 자기가 아빠에게 뽀삐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요새 엄마 기분이 꿀꿀한가? 맨날 새하얀 뽀삐의 털을 깨끗하게 손질해 놓는 엄마인데 뽀삐의 모습이 예전같이 말쑥하지가 않다. 우리 ‘싸모님’에게 무슨 고민이라도 생긴 걸까? 항상 친구처럼 나를 대해 주는 엄마 덕분에 여태까지 즐겁고 행복하게만 살아왔는데 머리 커진 이후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랑 영화 한 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엄마가 돌아오기 전에 빨리 뽀삐 목욕 시키고, 집안 청소라도 해 놓아야겠다. 뭐 하나라도 더 해주지 못해 안달인 엄마에게 흑심이 있을 때만 알랑대던 지난날이 부끄럽구나. 그리고 보니 우리 엄마, 일 년에 반은 출장 중인 아빠와 방학 때면 해외로 나도는 자식새끼들 때문에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크기만 했지 속은 텅 비어 있는 집안을 뭐라도 채워 두려고 그렇게 많은 가구와 물건들을 사들였나 보다. 또 정붙일 곳이 없어서 먹는 것과 쇼핑에 그렇게 집착했는지도 모르겠다. 막내딸씩이나 되어서 집안에 분위기 메이커는 못 될지언정 ‘극성맞은 엄마 때문에 못 살겠다’고 투덜투덜 대며 살가운 엄마한테 왜 그렇게 못되게 굴었었는지... 오늘은 우리 집의 마스코트 엄마에게 ‘어허둥둥 내 사랑이야~ ’하는 춘향전의 ‘사랑가’ 한 소절이라도 불러드려야겠다. 완소  그대 ‘싸모님’ 만수무강하옵소서.


연분홍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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