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두 남자. 두 남자는 입을 벌린 채로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다. 엉거주춤 서 있는 왼쪽의 남자는 손의 힘이 풀린 듯 손가락을 구부정하게 굽히고 있다. 발 앞을 곧추세운 채 어색하게 디딘 발모양새로 보아 걸어다니는 게 썩 익숙지 않은 모양이다.

오른쪽의 남자 없이 발끝을 세운 채 어정쩡하게 서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인 채 부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자에게서는 왼쪽의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어색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완전한 알몸으로 신기한 듯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남자. 이들의 모습은 선악과를 먹기 전 태초의 아담을 떠올리게 한다. 해맑게 미소 짓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원초적인 순수함으로 가득하다.

이들의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또 다른 사람들의 형상. 한껏 성장한 차림의 두 남녀는 소파에 앉아 두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절대자의 시선을 가장한 듯 그들은 편안하게 이들의 행동을 엿본다.

그렇다면 이 모든 상황은 조작된 연출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흑백의 무대 세트와 열려져 있는 블라인드는 극도의 모던함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두 남자가 처해있는 현실이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임을 암시한다.

알몸연극으로 공연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연극 ‘논쟁’의 2차 공연은 10월 6일부터 24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진행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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