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베르테르’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했다. 베르테르는 샬롯이라는 여인을 짝사랑하지만 그녀에겐 이미 약혼자가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시대와의 단절로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결국 자살로써 이 사랑을 매듭짓는다. 이 책은 출간 당시(1774년)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베르테르가 입었던 노란 조끼와 파란색 상의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 코드가 되기도 했다.

2009년 오페라로 다시 태어난 ‘베르테르’는 가을에 어울리는 정서와 감성을 가지고 관객들을 찾는다. 공연을 보기 전 관객들이 접하는 포스터는 오후의 석양을 배경으로 한 남자를 보여준다. 어두운 그림자 때문에 그가 웃는지 우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이미 마음의 결심을 굳힌 듯 오른 손에 든 권총을 머리 위로 끌어올린 자세다. 권총만이 그를 짝사랑의 열병에서 구원해 줄 것이다.

인간은 왜 사랑에 빠질까. 베르테르가 죽지 않고 살았었다면 그는 또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상처받았을 것이다. 아프고 괴로울 줄 알면서도 “그래도 사랑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하는 인간이란 존재는 어떤 말로 이해될 수 있을까. 어떤 말보다도 이 세상에 단 한 번쯤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사랑이 자신의 전부라는 걸.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고 가슴 아파했던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 오페라 베르테르는 오는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에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