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로는 10번도 결혼한 당신!’,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포스터는 싱글들의 가슴에 잔인한 비수를 꽂는다. 잔인한 문구를 뒤로하고, 사랑의 빛깔인 분홍빛으로 도배한 이 포스터는 자칫 싱겁게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홍빛 하나로 사랑의 콘셉트는 분명히 노출시켰다. 게다가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네 개의 얼굴은 싱겁게 끝날 뻔했던 포스터에 생기를 줌과 동시에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이야기를 함축한 듯하다.

이 네 개의 얼굴은 각기 다른 색깔과 표정으로 그려졌다. 이는 입체감도 없는 밋밋한 그림에 보라, 주황, 초록, 분홍색 터치를 더한 것이 전부지만, 각자의 색깔과 표정엔 비밀스런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하다. 인자함의 보라색, 활달한 주황색, 푸근한 초록색, 귀여움의 분홍색은 다양한 사랑관을 보여준다. 표정 또한 마찬가지다. 각 두 남녀 주인공을 표현하는 얼굴들에서 60개의 캐릭터를 소화해 낸다는 배우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무뚝뚝한 얼굴, 어리둥절한 얼굴, 낙담한 얼굴에 행복해 보이는 얼굴까지 사랑과 결혼에 심취한 사람들의 표정이 맛깔스럽게 표현됐다.

‘지금 만나세요!’라는 이 문구는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일까, 로맨틱 뮤지컬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외침일까.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오는 9월 13일까지 KT&G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문의:02-501-7888)


김수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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