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는 새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두 늙은 도둑의 이야기다. 이들은 마지막 한 탕을 위해 미술관에 숨어들었다. 어수룩한 두 도둑은 미술품 금고를 돈이 들어있는 진짜 금고로 착각한다. 결국 금고를 열어보지도 못한 채 경비견에게 발각되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다. 있지도 않은 범행배후와 있을 수도 없는 사상적 배경을 밝히려는 수사관과 포복절도 변명만을 늘어놓는 두 늙은 도둑의 최강 웃음대결이 펼쳐진다.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는 1989년 동숭아트센터에서 초연된 이래 공연 때마다 당시의 사건과 사회현상을 풍자해왔다. 군사정부의 권위적 분위기가 팽배했던 1989년 당시 권력자들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공격했다.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는 초연 때의 사회정치현실을 씹어 뱉어내듯 일차원적으로 풍자하던 것에서 벗어나 좀 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부각시키며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걸쭉한 입담과 유머로 객석점유율 120%를 기록했던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가 상명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중이다.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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