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슬픔을 안고 산다. 슬픔이 커지고 상황이 힘들어 지면 자신도 모르게 어딘가로 사라지거나 없어지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이럴 때 누군가 먼 길을 함께 떠나 준다고 한다. 과연 반가울까? 여기 다함께 버스를 대절해서 자살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과연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이미 모든 것을 버린 사람들의 마음처럼 검고 푸른 밤에 버스 한 대의 실루엣이 떠 있다. 버스 주위에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그래도 버스는 사막처럼 고요하고 황량한 어딘가를 열심히 달리고 달린다. 그 위에는 하얀 별만이 구원으로 인도하듯 총총할 뿐이다. 포스터만 놓고 보니 이들이 떠나는 여행이 자살여행이 아닌 희망을 찾으러 가는 순례자들의 희망여행 같다. 힘들고 지쳐 모든 의지가 사라진 순간에 저 버스를 타면, 나도 여행 끝에 뭔가를 찾아 낼 수 있을 것 같다.

자살 이야기인지, 살자는 이야기인지 궁금해지는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은 3월 17일부터 4월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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