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당신을 맞이하는 전자 시계의 각진 모양새처럼, 혹은 굴러가고 있는 초침의 분주함처럼,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도는 시간, 15:23.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7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되는 서울예술단의 공연 제목은 바로, 15분 23초다.
귀신들이 출몰하는 밤 12시도 아니요, 퇴근 눈치가 보이는 저녁 6시도 아니다. 정확히 15분 23초다. 이는 너무 구체적이다 못해 약간 자질구레하기까지 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하루 24시간 1,440분 86,400초라는 하고 많은 시간 가운데 왜 하필 15분 23초가 낙찰되어야 했던 것일까? 어떤 메시지를 암시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15’23’’라고 써진 포스터 속의 글씨는 상당히 전자적인 느낌이다. 혹은 어느 방 탁자 위에 놓여있을 법한 평범한 전자시계 속 평범한 숫자의 모양이다. 한마디로, 아주 특별하기도 혹은 아무 가치 없기도 한 시간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댄스컬을 준비하는 서울예술단에게 15분 23초가 아무 가치 없는 시간은 아니었나 보다. 우리는 ‘기적을 일으키는 시간’이라고 써진 문구에서 이 시간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15분 23초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제, 포스터 속의 저 여인을 살펴보자. 깨끗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어깨에 달린 것은 다름 아닌 나비의 날개다. 왼쪽에서 쏟아지는 눈부신 빛을 그대로 맞고 서 있는 저 여인은 과연 어떤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전체를 지배하는 푸른 빛과 함께 여인의 절절한 표정으로 보는 이의 몽환적인 기분을 자극하고 있는 포스터다.
저 여인은 우리에게 무슨 사연을 전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리고 15분 23초 후, 극장 용에서 벌어지게 될 사건은? 아니면, 15분 23초 사이에 과연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 까? 온통 확인되지 않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15분 23초의 포스터는 구체적인 그 이름과는 달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단 와서 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 기적을 경험하고 싶은가? 극장 용에서 공연되는 15분 23초로 향하라.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댄스컬 15분 23초는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7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평일 8시/ 토, 일요일 3시, 7시 ㅣ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ㅣ 02-523-0987)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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