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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이제는 비운의 남자가 아닌 섹시한 남자 햄릿, 뮤지컬 ‘햄릿-월드버전’

 

뮤지컬 ‘햄릿-월드버전’의 포스터는 두말할 나위 없는 섹시코드다. 코 아래부터 나와있어 얼굴이 확인되지 않는 저 남자는 뒤집힌 거북이 배처럼 단단한 근육을 뽐내고 있으며, 그것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블랙 자켓을 걸치고 서있다. 뭇 여성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저 복근과 각 잡힌 포즈는 한번 볼 것 두 번 보게 만들고, 세 번 볼 것 네 번 보게 만드는 아주 ‘섹시한’ 포스터가 아닐 수 없다.

거친 회백색의 벽, 검은 양복, 검은 머리와 수염, 이렇게 모든 것을 암흑으로 치장한 포스터 속에 그가 들고 있는 저 붉은 장미는 이 포스터의 섹시함을 더욱 확연히 드러내주는 요소다. 하지만 이러한 쾌락은 잠시 잊고 저 포스터를 진지하게 마주한다면, 아주 근원적인 물음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햄릿’과 ‘섹시’가 무슨 상관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던 그 햄릿이 그렇게나 섹시한 남자였던가? 그는 누구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설 『햄릿』은 누구나 다 한번쯤 읽어보고 또 들어보았을 고전중의 고전이다. 허나 ‘햄릿’이라는 단어의 익숙함만큼 이 소설의 내용을 정확히 아는 이들은 그리 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말 간단히 요약해 『햄릿』은 12세기경 덴마크 왕국에서 일어난 왕위다툼과 그 복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생에게 살해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던 햄릿, 그가 풍기던 어두운 아우라처럼 포스터는 칙칙한 검은색이다. 또 햄릿에게 억울한 죽임을 당한 폴로니어스, 그의 딸 오필리아와 아들 레어티즈, 그리고 햄릿의 아버지를 죽인 클로디어스의 죽고 죽이는 싸움처럼 포스터 속의 장미는 붉다. 이어 ‘hamlet(햄릿)’이라고 써진 글씨 옆에 그려진 사람의 모양은 중세시대 기사처럼 터벅터벅 걷고 있으며, 그가 허리춤에 찌른 십자가는 그 끝에 날이 들어선 것으로 보아 죽음을 부르는 칼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어둡고 붉은 포스터의 이미지 위에 씌어진 햄릿의 섹시한 그림자는 그 동안 비극적 드라마의 단골로 등장해왔던 햄릿의 캐릭터를 새롭게 서술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운의 주인공 햄릿, 그가 정말 저런 복근과 강인한 옆 턱선을 소유한 왕자였다면, 그 당시 덴마크 여성들의 심장은 하루 웬 종일 뜀박질을 멈추지 않았을 터! 이제 그 햄릿이 한국의 여성들을 흔들기 위해 돌아왔다.

섹시한 저 남자의 고통(그리고 저 복근)을 어루만져주고 싶은 여성들이여, 뮤지컬 ‘햄릿’을 방문하라. 섹시한 포스터답게 뮤지컬 ‘햄릿-월드버전’은 임태경, 박건형, 이지훈, 윤형렬 4명의 햄릿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공연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 ‘햄릿-월드버전’은 오는 8월 21부터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에서 오픈 런으로 공연된다. (가격 4만 4천원부터 7만 7천원까지, 시간 8시 / 토요일 3시, 7시 / 일요일 및 공휴일 2시, 6시)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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