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신설되고 있는 학교들이라면 아이들과 선생님의 폐 건강, 손에 묻는 분필가루, 손톱 긁히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블랙보드보다는 화이트보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학창시절을 더듬어보면, 창문을 열어 교실 벽에다 대고 칠판 지우개를 털고, 선생님의 실수로 ‘끼익-‘하는 소리가 나면 교실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대고, 당번은 쉬는 시간마다 색색의 분필을 준비하고, 걸레로 칠판을 깨끗이 닦은 뒤 첫 낙서를 하고……. 이 흑판 하나만 생각해도 흐뭇하게 입 꼬리가 올라가는 추억들은 수도 없이 매달려있기 마련이다.
여기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의 포스터 역시 가슴 깊이 묻어놨던 추억을 가슴 밖으로 끄집어 내며 그 향기가 코끝을 찌르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왠지 잘 쓰지도, 못 쓰지도 않은 ‘진짜진짜 좋아해’의 필체와 그 뒤로 그려진 하트를 보고 있자니 연신 콜록콜록대고 싶은 분필냄새가 나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나 좋아했으면 진짜라는 말을 두 번이나 썼을까? 그 모습은 정말 유치하리만큼 사랑에 빠진 애송이의 모습 자체다. 그리고 칠판 위로는 이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꿈과 낭만 가득한 학창시절 가슴 설레는 우리들의 첫사랑 이야기’라는 문구가 이 교실의 급훈처럼 매달려 있다. 이는 우리 뮤지컬을 표방하는 ‘진짜진짜 좋아해’의 작품성격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말일 듯 싶다. ‘진짜진짜 좋아해’의 모토는 바로 추억…….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것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매일 매일이 새롭던 학창시절,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달콤하다는 그 ‘첫사랑’의 추억을 말이다.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사진을 필름종이 안에 흑백 처리하여 박아놓은 것 역시 추억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박해미부터 뮤지컬 배우 왕브리타까지, 그들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책장 가장 높은 곳에 잠들어있을 졸업앨범을 다시 한 번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이 끝나고 난 뒤 교실에 남아 칠판 한 가득 마음을 털어놓던 그런 낙서를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간 추억이기에 아름답고, 어쩔 수 없는 그리움 속에 사무친 당신.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를 통해 그 애절한 그리움을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과 유쾌한 웃음으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는 8월 3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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