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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이 테베 왕가의 비극을 동시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의 세 번째 작품 ‘오이디푸스’를 선보인다.
국립극단은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1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안트로폴리스Ⅲ’ 오이디푸스를 공연한다. 지난해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가 전석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이다.
시리즈에 대한 관객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 7월 ‘안트로폴리스Ⅲ~Ⅴ’ 3개 공연을 묶어 판매한 선예매 패키지 300세트가 일주일 만에 완판되며 남은 시리즈에 대한 높은 기대를 입증했다.
‘안트로폴리스’는 독일 현대 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희곡을 바탕으로 테베 왕가의 신화를 오늘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작품이다. 강량원 연출은 고전 비극의 익숙한 서사를 파격적인 무대 언어로 해체하며 인간과 사회, 재난을 둘러싼 질문을 던진다.
영웅 아닌 소수자로 다시 태어난 ‘오이디푸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오이디푸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강량원 연출은 건장하고 결함 없는 영웅으로 그려져 온 기존의 오이디푸스 대신 장애인이자 이주민으로서 편견과 차별을 견뎌온 소수자 오이디푸스를 무대에 세운다.
작품 속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결핍과 취약성 때문에 오히려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위계와 배제를 만들어온 인간 중심 사회를 돌아보며, 소수자성과 취약성이 재난의 시대를 헤쳐 나갈 또 다른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질문을 제시한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눈을 찌르는 고전 비극의 상징적인 장면도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한다. 과거에 대한 참회와 처벌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을 차단하고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쁨의 행위’로 무대화한다.
정진새 작가는 원작 희곡의 부록 ‘암흑의 집’을 바탕으로 작품을 각색했다. 전통적인 코러스를 대신해 독수리와 염소, 개, 금강석 등 비인간 주체들이 등장해 인간의 행적을 기록하고 증언하며 인간중심주의가 지닌 모순을 드러낸다.
거대한 장벽으로 가로막힌 무대… 인간의 단절과 배제 시각화
무대 역시 작품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5부작 전체의 무대디자인을 맡은 임일진은 거대한 장벽으로 무대를 가로막아 전체 공간의 4분의 1에 불과한 앞부분만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스스로 장벽을 만들고 타자를 밀어내 온 인간 사회의 단절과 배제를 공간적으로 보여준다.
앞선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에서 사용했던 무대 구조물 ‘빌보드’와 부감 카메라도 다시 활용한다. 제한된 무대 공간은 카메라와 영상, 배우들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가 공존하는 거대한 ‘황야’로 확장된다.
창작진도 눈길을 끈다.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을 맡고, 오수현이 의상 디자인을 담당한다. 여기에 조명 최보윤, 영상 이태석, 안무 노경애 등이 참여해 작품의 독창적인 무대 미학을 완성한다.
강량원 연출은 “그리스 비극을 통해 아고라나 원형 극장에 사람들이 모여 당면한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했던 것처럼, 이번 공연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당면한 문제를 찾고 해결할 방법을 토론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원작자 롤란트 쉼멜페니히는 “이 연작은 손쉬운 해법을 내놓지 않는다”며 “관객들이 이 작품을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관한 대화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국립극단
뉴스테이지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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