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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고 믿고 판단하는 것은 과연 온전히 자신의 선택일까. 미디어와 정보,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인식과 판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탐구하는 전시가 안산에서 열린다.
안산문화재단 김홍도미술관은 오는 6일까지 2관에서 권재현 작가의 개인전 ‘파열음(Plosiv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의 ‘2026 경기예술지원 생애 첫 지원(시각예술)’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시각예술인의 첫 발표 기회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김홍도미술관은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홈페이지와 SNS, 보도자료 등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한다.
전시 제목인 ‘파열음’은 공기의 흐름을 막았다가 순간적으로 터뜨리며 만들어지는 소리를 뜻한다. 권재현 작가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소리 자체보다 앞서 축적된 경험과 정보가 우리의 감각과 판단을 규정하는 현상에 주목한다.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도 명확하다. 우리가 현실을 바라보고 사실이라고 믿으며 판단하는 과정은 어디까지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며, 그 판단에는 얼마나 많은 외부의 정보와 시선이 개입하고 있는지를 작품을 통해 되짚는다.
주요 작품 ‘누가 총을 쏘았는가?’는 불완전한 정보를 마주한 사람이 익숙한 서사와 경험을 통해 빈틈을 스스로 채워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성인 남녀와 아이’라는 인물 구조와 작품 제목, 등장인물의 제스처만으로 관객이 이들을 하나의 가족이라고 가정하고, 그 가설을 마치 완전한 정보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인식의 과정을 드러낸다.
작품 속 인물과 사물은 각각 정보와 언론, 미디어, 대중을 상징한다. 제한된 정보만으로도 인간이 익숙한 맥락을 끌어와 의미를 ‘자동 완성’하는 메커니즘을 하나의 정지된 장면에 압축했다.
현대사회의 관계망을 다룬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광역네트워크를 의미하는 ‘WANS’와 전시장에 놓인 10명의 인물을 다룬 ‘익명들(The Anonymous)’은 가상의 관계망 속에서 타인의 생각에 쉽게 동조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수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지만 정작 상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오늘날 관계의 역설도 함께 드러낸다.
두 명의 정치인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 ‘쌍둥이(Twin)’는 미디어와 정치적 인식의 관계를 보다 직접적으로 다룬다. 작품에는 진보와 보수 언론의 실시간 헤드라인을 송출하는 LED 패널이 설치된다.
작가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형태를 띠면서도 끊임없이 대립하는 두 대상을 통해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의 방식에 따라 개인의 감정과 신념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관객 역시 상반된 정보가 동시에 쏟아지는 상황을 마주하며 자신의 판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돌아보게 된다.
권재현 작가는 “우리는 스스로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미디어가 제공한 이미지나 타인의 시선, 집단의 반응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판단의 과정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재현 개인전 ‘파열음(Plosive)’은 오는 6일까지 김홍도미술관 2관에서 열리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김홍도미술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사진 제공_안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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