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갈수록 각박해 지는 사회 속에서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숨쉬기가 힘들어 진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회전 속도를 따라가려면 우리는 새로운 생체 시스템을 가진 새로운 인류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TV와 신문에서 쏟아지는 삭막한 뉴스들은 가뜩이나 지친 사람들을 뿌연 먼지 속으로 던져 놓고 있다. 먼지, 먼지, 먼지. 세상은 먼지의 집이나 다름없다. 하루 종일 밀폐된 공간에서 정해진 행동반경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규격화된 삶의 패턴은 귀중한 인생을 퇴색하게 만든다. 그것은 밥벌이를 해야 하는 사회인이나 입시를 위해 목을 매고 죽으나 사나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와 씨름해야 하는 학생들이나 똑같다. 거리에서 교복을 입고 지나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만나면 길을 막고 물어 보라. 그들이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지 말이다.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저희들끼리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떨지만 그들의 속이 겉모습처럼 마냥 밝고 명랑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벌써 어른들보다도 이 텁텁한 세상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뮤지컬 ‘까르페디엠’은 입시전쟁 중인 우리의 교육현실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까르페디엠’의 포스터 속에는 어둠 속에 하얀 돛단배를 탄 두 명의 넥타이를 맨 인물이 서 있다. 앞에 선 사람은 누군가에게 제안을 하는 것처럼 오른 팔을 들어 올리고 있고 뒤에 있는 사람은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외치는 듯 양팔을 크게 벌리고 있다. 두 명 다 넥타이를 매고 있어서 그들이 넥타이를 매는 교복을 입는 남학생 둘인지 아니면 넥타이를 맨 선생님 한 명과 넥타이를 매는 교복을 입은 학생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의 몸은 노란 빛 속에 휩싸여 환희에 차 있다. 또한 그들은 배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서 있지만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동작에서는 단단한 힘과 자신만만함마저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이 탄 작은 돛단배의 돛에는 피아노 건반이 푸른빛으로 은은하게 그려져 있어 청량함이 감도는 음악적 심상을 느끼게 한다. 또한 배 아래에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파도가 굽이치고 있어 어두운 밤의 쏟아지는 별빛과 함께 포스터 전체에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뮤지컬 ‘까르페디엠’은 입시의 부담으로 시들시들해진 우리 학생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학교와 선생님의 모습을 담아낸 공연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은 포스터 속 어두운 밤바다처럼 막막하다. 그렇지만 총총히 빛나는 별빛을 받아 항해하는 돛단배처럼 우리 청소년들도 각자의 마음속에 작은 반딧불을 키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 뮤지컬 ‘까르페디엠’은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된다.
연분홍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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