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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설악동의 폐모텔에서 진행 중인 예술 프로젝트 ‘공중정원 公衆庭園‘ 프로젝트가 약 2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7일부터 11월 입동 전까지 2차 전시를 개최한다.
‘공중정원‘ 프로젝트는 바움아트스페이스(관장 김상일)와 오브오브젝트(구성원 김여준, 이라, 조영아)가 공동 기획한 예술 프로젝트다. 퇴락한 휴양지의 폐허에서 공간-예술-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하는 실험이다. ‘공중정원‘은 과거 국내 최대 휴양지로 번성했던 설악동 B지구에 남겨진 폐모텔을 배경으로 그곳에 축적된 시간을 예술 작품으로 조명한다. 오랜 시간 동안 낡고 손상된 공간을 그대로 바라보며 공간과 시간 그 자체를 수용하고자 하는 장소 특정적 예술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폐허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예술의 출발점이자 예술 작품을 완성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기능한다. 본질적으로 ‘공중정원‘은 예술이 삶을 재생하거나 보완하는 수단이 아닌, 부서지고 무너지는 삶의 조건과 나란히 서는 존재로서, 그 안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1차 전시에서 ‘공중정원‘은 예술 작품을 통해 폐모텔을 새롭게 단장하거나 재생하는 것이 아닌, 불가항적인 시간의 흐름을 간직한 공간을 경험하고, 그 안에 공존하고자 했다.
참여 작가의 기존 작품들이 ‘공중정원‘이라는 특색이 짙은 공간에 놓였을 때 공간에 내재한 모습을 어떻게 확대하고 집중시키는지, 작품과 공간이 서로를 대체하거나 꾸미지 않고 상호 강조하는 방식을 탐구하였다. ‘장소특정성’을 살린 이번 2차 전시는 1차 전시에서의 작품과 공간의 조응을 넘어 두 존재 사이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폐건물은 예술 작품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작품이 그 자체로 공간의 일부가 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작가들은 전시 준비 기간에 보다 오랜 시간 높은 밀도로 공중정원에 머무르며 첫 번째 방문객으로서 폐허를 경험했다. 이 과정을 거쳐 작품과 공간의 관계는 단순한 설치물과 배경이 아닌 서로의 출발점이 되며, 그 결과로 작품과 공간 모두가 이곳에서만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된다. 작가들은 공간을 예술로 덧입히거나 폐허의 흔적을 지우지 않으며 부서진 구조물, 균열과 습기를 작품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공중정원 公衆庭園‘ 프로젝트는 폐허에 잠시 예술을 개입시켜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시키는 것이 아닌, 예술을 통해 버려진 장소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버려진 장소의 ‘주인 없음’에 집중한다. 소유되고 소유하는 관계로 설명되는 것들 사이에서 낡고 버려진 상태를 삶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며, 예술에 가해지는 수단적 사고를 극복하는 전복적 시도를 추진한다. 그 안에서 주체성과 위치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공중정원 프로젝트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2차 전시에서는 회화,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간을 채운다. 작가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은 공중정원이라는 공간을 만나 공중정원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와 풍경을 담아 펼쳐진다. 작품들은 각각의 객실, 복도를 채운 동시에, 하나의 건물로 작용하며 시너지를 발산한다.
사진 제공_바움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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