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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은 바로 천지가 창조되는 순간! 환상이 시작되는 순간! 연극 ‘환상동화’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져도 어느 누군가는 아름다운 환상을 꿈꾸고 있노라고 말하며 그들을 위해 공연하겠다는 연극이 있다. 알록달록 채색된 그림책 한 권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연극 ‘환상동화’가 2008년 봄,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연극 ‘환상동화’는 사랑, 전쟁, 예술 광대가 소리를 잃어버린 음악가와 눈을 잃어버린 무용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진행되는 작품이다.

장르의 벽을 허무는 연극 ‘환상동화’
‘환상동화’는 연극임이 분명하지만 또, 연극만은 아니다. 욕심 많은 연극 ‘환상동화’는 한 작품 속에 연기, 마임, 시, 노래와 춤을 모두 모아놓았다. 공연을 보니 작품의 이런 노력은 헛되지 않은 듯 했다. 연극 ‘환상동화’는 산만할 법도 한 이런 시도들을 어찌나 예쁘게 무대위에 올려놓았는지 무엇 하나 모나지 않고 극 속에 잘 어우러져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목한 이 작품은 마치 한 편의 고전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가 성공을 하는 데에는 배우들의 힘이 컸다. 세 명의 광대 역할을 맡은 배우 최대훈과 오용, 그리고 최요한은 관객과 주인공 ‘마리’, ‘한스’를 묶어주는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을 마임적요소와 연극적요소를 적절히 결합하여 유쾌하게 풀어냈다. 어려운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 연극 ‘환상동화’는 젊은 연출력과 농익은 배우들에 의해 태어난 신선한 작품이었다.

눈을 감아도 생생하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세상
‘한스’가 앞이 보이지 않는 ‘마리’의 눈이 되어줄 수 있었듯이 연극 ‘환상동화’는 눈을 감아도 그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치밀하고 구체적인 묘사력은 세 광대가 관객들에게 ‘환상동화’를 읽어주는 부분에서 극에 달했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수려한 대사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늘 꿈꿔오던 환상적인 세계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연극 ‘환상동화’는 두 개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복합적인 구조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주인공 ‘한스’와 ‘마리’에 의해 전달되는 주제성이 다소 약한 것 같아 아쉬운 감은 있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의 아기자기함으로 만족을 선물하기에 충분했다.

마음씨 고운 연극 ‘환상동화’
“그들은 서로 사랑했기에 보이지 않음이 답답하지 않았고, 들리지 않음이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한스’와 ‘마리’의 사랑은 이미 장애 따위를 넘어선 것이었다. 이처럼 연극 ‘환상동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동화 속에 나올 법한 꿈같은 이야기이다. 다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면 딱히 변명할 여지는 없겠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 속에서도 항상 꿈을 꾸고, 사랑을 하는 것만은 사실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연극 ‘환상동화’는 현실의 각박함과 잔혹함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게 해주는 ‘마음씨 고운 공연’이다. 극 중 전쟁광대의 대사처럼 “비명과 함께 태어나 고통과 함께 살고 결국 절망 하며 죽는 것이 인간!”이라면 앞으로 남은 인생이 너무 슬퍼지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다”는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배우들과 작품이 오히려 고맙다.

2008년 봄,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보석 상자를 연 것 같은 연극 ‘환상동화’가 전해주는 행복한 바이러스에 무방비한 상태로 몸을 맡겨보자. 연극 ‘환상동화’는 오는 6월 29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에서 진행된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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