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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위트로 가득 찬 부조리극 ‘굴뚝을 기다리며’5월 25일부터 6월 11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

부조리극 ‘굴뚝을 기다리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작․연출을 맡은 이해성은 그간 노동자들과 지속적인 연대활동을 쌓아왔다. 그 경험과  질문을 토대로 원작에 대한 각색을 넘어, ‘고도를 기다린다’는 모티브만을 차용해 굴뚝에 올라 굴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로 다시쓰기 하였다. 

<굴뚝을 기다리며>는 작품 내내 지속되는 언어유희와 놀이를 통해 실소와 폭소, 비극성과 희극성을 넘나듦으로써, 기술로 대체되는 인간노동의 문제와 동시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노동현실을 독특한 방식으로  증언한다. 

2021년 초연 이후 불과 2년 만에 하는 재공연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대 사회상을 고려할 때 작가는 텍스트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노동  환경의 빠른 변화 속에서 노동(권)에 대한 인식은 더더욱 빠르게 퇴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 노동의 종말을 정말이지 실현해낼 것 같은 ‘챗GPT’의 등장,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노동/놀이 문화를 보여주는 ‘메타버스’등, 새롭게 등장한 노동환경에 대한 성찰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23년 재공연되는 <굴뚝을 기다리며>는 한국 사회에서의 노동자는 물론이고 한 인간으로서의 노동과 실존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져줄 것이다. 

<굴뚝을 기다리며> 콘셉트 사진 (제공: 극단고래{)

가장 저항적인 행위로서의 기다림, 고공농성 사건 계기

2018년 400일을 훌쩍 넘기며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으로 기록된 파인텍 해고노동자들의 모습은 이해성이 <굴뚝을 기다리며>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한 계기였다. 아래서 까마득히 높은 굴뚝을 올려다보며 투쟁승리나 노동해방 사회정의 같은 거창한 구호를 떠올리기보다는, 작가는 실존적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죽음의 경계에 있는 극단적 고통 속에서 자발적인  감금을 선택한 이해할 수 없는 초인적인 모습. 이 폭력적인 세상에 던져진 인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은 그들 자신과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던져주는가. 

작가 이해성은 오지 않는 고도를 통해 ‘실존’을 물었던 베케트를 차용해, 가장 저항적인 행위로써  ‘기다림’을 선택한 노동자들의 실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극단고래의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는 오는 5월 25일부터 6월 11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자료 제공_극단고래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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