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발표한 시기가 1601년이다(네이버 백과사전 발췌). 그러니 햄릿의 나이 약 400살이 넘어 연세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송구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햄릿의 춘추는 어떻게 될까?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9월에 대구의 키네마 극장에서 이해랑 선생이 연출한 국내 최초의 공연부터 계산하면 햄릿의 한국 나이는 벌써 환갑이 내일모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우리의 햄릿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은 하나같이 2,30대의 청년으로 연극 무대를 뛰쳐나가 미술, 음악, 무용 등의 장르로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햄릿은 음악, 미술, 무용 등에서 끊임없이 변주되거나 재해석 되어왔다. 서울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록햄릿’, 신협의 2007 햄릿 60주년 기념 공연인 ‘킹앤햄릿’, 다시 처음의 햄릿으로 돌아간 ‘골목길 햄릿’, 햄릿을 다섯 명의 광대로 만들어 버린 연극 ‘노래하듯이 햄릿’, 뿐만 아니라 현대 무용가 김남진의 ‘햄릿-찢어진 기억 Black Out' 또한 햄릿의 실험적이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 현재에도 21세기 식 젊음과 인생의 고뇌를 불사르고 있는 햄릿을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다.
적이 기도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죽이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 건네던 햄릿이 수많은 관객 앞에서 록 뮤지컬을 부른다. 바로 뮤지컬 ‘햄릿’ 시즌 2(메인 사진)다. 체코에서 시작된 뮤지컬 ‘햄릿’은 어느새 한국 무대에서 시즌 2를 공연하고 있다. 최근 관객들이 좋아하는 뮤지컬과 역동적인 회전 무대로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햄릿’도 록(樂)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4월 5일까지 극장 용, 티켓가격 10만원부터 5만원)
400년 동안 무대 위에서 밤낮없이 셰익스피어의 대사만 읊어대던 햄릿이 싫증을 느꼈나보다. 정미소에서 햄릿은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미술과 음악적인 실험을 펼친다. 번데기 안에서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 ‘nabis 햄릿’은 그 제목부터 역설적이다. 셰익스피어 원작에서 정교하고 아름다운 언어로도 소통하지 못한 채 죽어버린 등장인물들을 떠올리면 햄릿의 또 다른 비극의 원인인 소통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월 8일부터 4월 6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 티켓가격 R석 2만5천원, S석 2만원)
| 언어의 향연인 햄릿의 텍스트는 철학가와 심리학자의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그 수많은 학설들에 의하면 햄릿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환자이다. 이러한 햄릿을 원작을 토대로 새롭게 재탄생시킨 국립극단의 ‘테러리스트 햄릿’이 공연될 예정이다. 햄릿의 고향 덴마크의 이웃나라 독일에서 건너온 옌스 다니엘 헤르초크가 연출을 맡은 연극 ‘테러리스트 햄릿’은 햄릿 안의 수많은 햄릿을 표현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좀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 (3월 14일부터 23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티켓가격 으뜸 5만원, 버금 3만원)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샅샅이 파헤친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의 작품을 적절히 조화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작품도 있다. 바로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이다. 줄리엣이 되어 로미오를 짝사랑 하는 오필리어,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햄릿의 이야기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햄릿’에 현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섞어 희망을 잃지 않는 청춘을 그려냈다. (3월 8일부터 5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티켓가격 R석 3만5천원, S석 2만5천원) 물론 널리 사랑받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비단 햄릿만이 아니다. 현재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연희단거리패의 ‘해오라기와 솔뫼’가 공연되고 있다. 내한 공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은 제목답게 셰익스피어의 희곡 전집을 단 세 명의 배우가 97분 만에 보여준다. 또한 그의 4대 비극 중 가장 잔혹한 폭군을 그린 맥베스를 그의 부인의 시선으로 각색한 연극 ‘레이디 맥베스’와 댄스씨어터 까두의 유쾌한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유령 줄리엣’이 공연예정에 있다. 이처럼 다양한 햄릿은 물론 다채롭게 변신중인 셰익스피어의 작품 하나하나를 찾아가며 관람하는 일은 이제 공연계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만드는 사람과 관객 모두에게 ‘햄릿’은 콘텐츠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되고 있다. 원작과 실험 사이에서 아직도 무수한 논쟁을 낳고 있는 햄릿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생생히 살아있는 햄릿이 앞으로 어떠한 햄릿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든 항상 반갑게 맞아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야할 것이다. 정효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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