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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85] 뮤지컬 ‘데스노트’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4.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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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는 2003년 일본 슈에이샤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작품은 지난 2015년 4월 일본 도쿄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최초 라이센스 했다. 2017년에는 음원과 스토리 설정만 구매한 넌 레프리카(Non Replica) 방식으로 재연을 마쳤다. 2022년 4월, 5년 만에 다시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오디뮤지컬 컴퍼니에 의해 확연하게 달라지고 새롭게 거듭난 뮤지컬로 4월 1일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2006년 원작 만화 ‘데스노트 : 라스트 네임’은 당시 일본에서만 3000만부 이상 발행되었고 홍콩,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전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35개국에서 발행되어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다양한 인접 장르로 제작되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12권의 원작 만화를 일련의 사회 현상들에 대한 인식을 되새기며, 인간의 잘못된 욕망으로 빚어지는 결과와 더불어 ‘참된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압축했다. 극은 누군가는 이 세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설정하에 패배를 모르는 두 천재의 치열한 두뇌 게임을 펼친다. 이름을 쓰게 되면 죽게 되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줍게 되어 악인들을 처단하게 되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와 그를 쫓는 명탐정 ‘엘’의 미묘한 감정 대립과 두뇌 싸움은 치밀하고 스릴 넘치는 서사의 재구성과 드라마틱한 음악적 구성으로 살려냈다.

여기에 동양적인 세계관에 입각한 사후 세계와 사신과 반복되고 지속적 연결된 동시대 그리고 미래까지, 냉혹하고 심리적인 온라인 게임 같이 숨 막힐 듯 짜릿한 서사에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등을 통해 이미 국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와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독보적인 음악적 스타일로 작품을 관통했다. 이는 탁월한 음악적 구성으로 대선율을 중심으로 한 빅 아리아와 웅장하되 감각적이며 아름다운 리듬과 선율로 작품을 더욱더 풍성하게 거듭나게 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동시대와 미래세대를 연결한 무대 미장센을 구축한 무대 미술 시스템, 무엇보다도 가창만으로도 확연하게 창출해야 하는 캐릭터 구축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제3의 창작자로서 배우의 힘을 다시 한번 설득력 있게 검증한 실력 있는 배우들의 열연과 가창에 힘입어 뮤지컬 ‘데스노트’는 동시대 최고의 뮤지컬로 각인 될 탁월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2022년 뮤지컬 ‘데스노트’ 프로덕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무대의 변화였다.
특히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무대 미술 전체를 아우르고 관할하는 무대미술 감독으로 참여해 무대와 영상, 조명, 의상, 소품 등 시각적인 일관성과 비주얼 효과를 조율했다. 동시대와 미래 무대 운용 방식까지 더해져,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영상 미학의 흐름을 고려한 무대 바닥, 벽면, 천장까지 3면으로 구성된 3mm LED 1천 380장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공간의 기능적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자재로 순식간에 변화와 조정을 통한 다분히 영화와 게임 같은 무대 예술 미학의 새로운 기능을 과감하게 창안하며 운용한 것이었다. 

이미 VR, MR, XR 등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콘서트 등에서 다양하게 운용되고 있었지만 무대 예술에서 드라마의 서사와 캐릭터의 심리적인 반영까지 고려한 무대 기술과 예술적 창의성을 가미한 적극적인 활용과 운용을 통한 수백 개의 큐사인의 일관성 있는 시스템으로 뮤지컬 ‘데스노트’만의 무대 미술 미학을 구축해 냈다. 이는 제작자 오디 뮤지컬 신춘수 대표와 오필영 무대 미술 디자이너, 연출 김동연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새롭게 구축되어 거듭 태어난 것이다.

거기에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프랭크 와일드 혼의 음악과 17인조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호흡의 넘버와 음악적 흐름은 세련된 명화의 한 폭에 방점을 찍기에 충분했다. 또한, 제3의 창작자인 배우들의 캐릭터 구축과 연기는 두말한 나위 없이 예견된 일품 그 자체였다. 이미 초연에서부터 호흡을 맞춘바 있는 ‘홍광호 라이토’와 ‘김준수 엘’은 이 작품의 메인 투탑 배우로서, 밀고 당기는 완벽한 대립과 조화의 하모니를 구축해 놀랍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감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우연히 거리에서 줍게 된 데스노트를 통해 정의를 행하며 스스로가 새로운 세상의 신이 되고자 했던 천재 고교생 ‘아가미 라이토’ 역의 홍광호 배우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특출난 가창력과 열연을 통한 존재감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 캐릭터 구축을 한층 더 성숙하고 완벽하게 더불어 캐릭터에 몰입한 독자적이고 특출난 존재감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폭발적인 가창력은 과연하고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압도적으로 구축해 냈다.

더불어 여지껏 누구도 풀지 못한 가장 험난한 미제의 사건에서도 유일한 해결사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명탐정 ‘엘’로 분한 김준수 배우는 초연에 이어 만화를 찢고 나온듯한 완벽한 싱크로율과 섬세한 표정, 걸음걸이와 앉은 자세 등 소소한 움직임과 동작을 비롯하여 계산된듯한 시선과 몸의 각까지 첨예하게 캐릭터를 구축하여 온몸으로 열연하고, 거기에 섬세하게 속삭이듯 하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포효하듯 발산하는 음악적 에너지는 가히 명불허전이다. 순식간에 캐릭터에 이입하게 하는 마술적 표현과 매 순간 정성을 가득 담은 열연으로 단숨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만다.

두 사신으로 분한 ‘렘’역의 김선영 배우와 ‘류크’역의 강홍석 배우 또한 작품의 맥을 확실히 잡아주며 균형을 유지하며, 무대를 장악하는 탁월한 존재감과 가창력으로 이 작품의 저울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김선영 배우야 이미 무대 배우로서 여왕으로 불리 울 정도로 어떤 무대에서도 안정적이고 격조 있는 카리스마로 늘 한결같이 믿음직한 모습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지만,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등장에서부터 첫 대사나 첫 넘버에서 첫 입술을 떼는 순간, 이미 게임은 끝난 것 같다. 믿고 보는 작품으로의 에너지를 무대와 객석에 가득 흩뿌려 놓는다. 자애롭고 사랑이 가득한 시선과 격조 있는 언행과 가창의 마력은 여지없이 이 작품에서도 그녀만의 극한 매력을 무한 발산한다.

일상이 따분하고 권태로워 인간 세상에 데스노트를 떨어뜨린 ‘류크’역의 강홍석 또한 비정한 사신 류크로 분해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누구도 흉내 낼 수조차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 낸다. 언뜻 섬뜩하고 능청스럽지만 방심한 순간 느닷없는 유머러스 한 스타일과 멋진 아리아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 백만불짜리 웃음소리로 좌중을 압도하고 작품의 결을 공고히 한다.

거기에 인기 아이돌 가수이자 라이토를 사랑하는 ‘아마네 미사’역의 장민재 배우 또한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의 아성에 굴하지 않고 당찬 모습으로 천진하고 밝은 에너지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여과 없이 구축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렇듯 주연과 조연 가리지 않고 모든 배우가 최선을 다해 작품을 완성해 내는 모습은 힘든 시기에 이 작품을 해야 하는 이유와 작품을 통한 위안과 감동을 전하기 위해 모두가 매 순간 정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마치 한 폭의 명화와 같았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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