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2.8.10 수 17:16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유희성의 The Stage 180] 뮤지컬 ‘하데스타운’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1.22 18:06
  • 댓글 0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2004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나이스 미첼(Anais Michell)로부터 시작되어 정식공연으로 개막하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시도를 하며 2016년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워크숍 공연이었음에도 열화와 같은 호평과 추가공연 요청으로 13주간이나 공연되는 진풍경을 이뤄냈다. 

지난 2017년 캐나다 에드먼턴 공연에 이어 2018년 영국 런던, 2019년 3월 마침내 미국 브로드웨이 ‘월터 커 시어터’에 입성해 정식 개막했다. 이윽고 6월 10일 열린 제73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개막 3개월 만에 8관왕이라는 엄청난 쾌거를 이루어 냈다. 제62회 그래미어워즈(2020)에서는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 제85회 드라마리그어워즈(2019)에서 최우수 뮤지컬 작품상, 제64회 드라마데스크어워즈(2019) 연출상, 남우조연상, 조명디자인상, 음향상, 외부비평가상(2019)에서 최우수신작, 작곡상, 연출상, 조명디자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을 휩쓴 압도적 기록으로 증명하는 당대 최고의 뮤지컬로 거듭났다.

이러한 작품을 2021년 9월, 뮤지컬 ‘하데스타운’ 첫 해외 프로덕션을 한국에서 개막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해외에서는 유일하게 처음으로 정식 라이센스 공연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서사를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관통할만한 매혹적인 우화로 거듭났다. 서정적이면서도 로맨틱한, 강렬하고 절묘한 음악과 만나 신화적 상상력에 의한 독창적이고 특별한, 압축이고도 세련된 원형적인 구성의 스타일로 무대화하여 신화에서부터 동시대, 미래까지 돌고 도는 인생과 삶의 순환을 매끄럽게 드러내며, 고전의 깊이와 매력을 새삼 깨우치게 했다. 동시에,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진정성 있고 진실한 삶의 태도가 묻어 난 음악은 시대를 불문하고 누구라도 자신과 세상을 구할 수 있고, 진실한 사랑은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으며, 그런 사랑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게 한다.

오래되고 익숙한 신화의 배경을 현대로 옮겨오며 동시대의 분열과 불안, 크고 작은 의심이 만연할지라도, 끝까지 버려서는 안 되는 자신만의 진실한 삶과 태도, 행동만이 영원한 사랑에 대한 미덕과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김하게 한다. 

극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감과 감동을 끌어내는 최고의 작품으로 거듭났다. 마치 인디 포크밴드의 라이브 클럽 콘서트처럼, 포크에서부터 재즈, 모던락까지 다양한 음악적 향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음악을 주축으로 메인 서사를 얹혀 고대에서부터 동시대까지, 신들의 세계에서부터 인간 세상을 되새기며 어느새 돋아날 불합리한 감정으로 인한 극한 대립과 분열, 사랑과 의심, 관계 등이 연리지처럼 엮인 채로 돌고 도는 인생의 수레바퀴를 자연스럽게 녹여 낸다. 

신들에 의해 시작된 분열과 오만으로 어떠한 간극을 찾을 수 없는 철옹성 같은 단절의 벽 같은 세상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진정성 있고 진심을 담은 투명하고 간절한 마음이 내포된 진실한 노래만이 꼬이고 얽히고 막혀버린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가장 진솔하고 근원적인 깨달음의 메시지를 던진다. 언제 어디서 또다시 지옥 같은 윤회를 거듭하게 될지라도, 진실하고 애틋한 사랑이 담긴 진정성 있는 삶의 태도와 노래만이 화해와 사랑의 구원으로 보상받을 수 있고 새롭게 걸을 수 있는 희망의 끈이라는 사실을 선물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원세트 개념의 무대지만 무한한 상상력의 활기 넘치는 무대로 변환시키며, 지하 세상과 무한 우주를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하고 마법처럼 세상을 넘어 저승과 우주를 두루 체험한 듯한 환상까지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자유분방한 재즈, 강력한 모던락 스타일의 거대 담론의 음악적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다양한 변주는 라이브 밴드의 친근한 콘서트를 본 듯 어쿠스틱한 편안함까지 더했다. 

신화적인 우주 세계에서부터 동시대를 관통하고 어느새 윤회하듯 흘러 알 수 없는 미래 삶의 언저리까지 삶과 죽음을 뛰어넘어 어떠한 상황과 상태에서도 언제나 기억하고 실행해야 하는 진정성 있는 진실한 사랑의 갈망과 행동을 상기시키고 깨닫게 된다. 이내 극한 감동으로 크게 숨을 내쉬고 다시 걸을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를 주고받게 된다.

텍스트와 음악, 무대미술과 조명, 음향, 의상 등 각 파트의 창작, 기술 파트 스태프들의 조화롭고 매끄러운 융합으로 분출된 무대 미쟝센과 에너지를 오롯이 전달받으며 현대 공연예술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였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한국 초연의 완성도에 방범을 찍은 완벽한 하모니의 캐스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오르페우스 역의 ‘조형균’은 그간 배우로서 보여준 부단한 노력과 성실함으로 매 순간 치열한 연습과 작업으로 타의 귀감이 되는 배우다. 이번 무대에서도 몸에 익은 성실한 자세와 품행으로 세상 누구보다도 진정성 있고 진실한 타고난 미성뿐 아니라 진, 가성을 넘나들며 신비한 마성의 소리까지 찾아내 독보적으로 도드라지며, 만인의 뮤즈로 거듭나는 음악적 결을 찾아냈다. 또한, 무대에서 그 존재만으로도 음악적 완성도를 믿고 보게 되는 작품의 가이드 역할의 ‘최재림’ 배우의 존재감 또한 그 어떤 무대보다도 독보적이었다.

때로는 나긋나긋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음악적 완급조절로 온몸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는 그의 무대는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이 작품의 중심 중의 중심인물인 페르세포네 역의 ‘김선영’ 배우는 무대에서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은 연기적 호흡과 캐릭터로 완전히 빙의된 듯한 일거수일투족의 가창과 연기, 춤을 통해 발현된 대배우의 에너지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완벽한 무대를 여지없이 구현해 냈다. 에우리디케의 ‘김수하’ 배우는 속삭이는듯한 휘스퍼링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단숨에 무대를 압도해버린 존재감으로 일찌감치 여배우의 대명사로 각인 될만한 배우로 성장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섬세하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이 작품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하데스타운의 주인장 ‘김우형’의 존재감 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압도적인 비주얼에 중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카멜레온 같은 성량과 다양한 표정, 온몸으로 품어내는 연기적 에너지로 무장한 하데스 역은 그의 ‘인생캐’ 답게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누비고 누리며 압도했다. 또한, 음악의 완성도뿐 아니라 찰떡같은 하모니로 놀라운 브랜딩을 끌어낸 운명의 여신 3인방 ‘이지숙’, ‘이아름솔’, ‘박가람’의 황홀한 음악적 하모니를 듣게 되는 것은 뜻밖의 행운에 당첨된 듯한 음악적 환희로 전율하게 된다. 또한, 권상석 배우를 비롯해 겨우 5명에 불과한 앙상블이지만 무려 500명에 육박한 존재감과 에너지를 끌어낸 앙상블 배우들 또한 작품을 특별하게 끌어낸 최전방의 장본인들이었다. 

특히 한정림 음악감독을 비롯한 7인조 라이브 밴드의 명연주는 라이브 밴드의 교과서 같은 치밀하고 압도적인 음악을 구현해 냈다. 다양한 리듬과 음악적 변주로 화려하고 강력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구현해 냈다.

사진제공_에스앤코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