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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78] 뮤지컬 ‘메리셀리’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0.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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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메리셸리’는 KT&G 상상마당 공연지원사업 2021년 ‘상상스테이지 챌린지’ 최종 선정작으로 ㈜ 뷰티풀웨이의 창단, 창작 초연 작품이다. 

명작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셸리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19세기 영국에서 사회적인 풍습이나 편견에 굴복하지 않고 뜻을 이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세계적인 명작으로 널리 알려진 평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이미 영화, 연극, 뮤지컬 등 인접 장르에서도 다양하게 변주되거나 작품화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이 탄생시킨 일그러진 욕망의 분신 ‘괴물’을 통해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며, 나는 누구인가? 라는 근원적인 자문을 하게 되며 깊은 사유와 고뇌, 우리의 삶의 이유를 묻곤 한다.

작가가 처한 암울한 사회적인 현실과 어떻게든 살아내려는 의지를 빗대어 탄생시킨, 모두가 다 같진 않겠지만, 자아의 또 다른 이름 ‘괴물’이 시사하는 바는 각자가 다른 시선으로 공감하며 살아가는 에너지를 찾게 되는 다분히 역설적이고 비현실적인 자아의 또 다른 나의 탄생을 받아들이게 된다.

국내에서도 이미 2011년 개막했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장본인이었던 작곡가 이성준 음악감독이 참여해 더더욱 관심과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했다. 마치 연작 시리즈 같아서인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통해서 느꼈던 충격과 비현실적 인상들이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킨 작가의 생생하고 절박한 당시 상황과 주변의 배경과 상태를 알게 됨으로써 더 직감적이고 깊은 구조적 접근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와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서사의 이해와 음악적 깊은 내공이 연작 시리즈 뮤지컬로 거듭 태어나 동시대와 미래 세대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 보편적인 타당성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모든 것 너머에는 자유가 있다’
어쩌면 건널 수 없는 절벽 같기만 한, 빈사의 상태에서도 맞이해야 하는 무한 절망 너머에서도 어느새 솟아나듯 피어나는 실낱같은 기대와 언저리 주변에서, 숙명 사이에 잉태해 낸, 또 다른 일그러진 욕망의 분신인 괴물일지라도 언 듯 잡을 수 있는 희망을 고대하는 ‘박해림’ 작가의 깊은 역설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이미 엄청난 음악적 안배와 구조로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음악적 완성도를 이끈 바 있고, 이제는 프랑켄슈타인의 어머니인 ‘메리셸리’의 전사를 음악으로 더 깊이 있는 다층적 음악적 구성과 캐릭터의 연결 상태가 모세혈관의 연결처럼 연속적으로 조화롭게 배치된 아리아의 향연까지, 탄탄하고 알찬 음악의 완성도 높게 구축한 ‘이성준’ 표 음악이 두 작품을 보다 설득력 있고 쫀쫀하게 관통하게 했다.

무대는 바이런의 별장이자 괴물을 잉태한 메리셸리의 사유와 잉태의 공간이자 메리셸리의 주변 인물들로 받은 반향의 안과 밖의 창들을 기본으로 한 2층 구조로 매우 효율적인 동선과 이미지를 구축하거나 상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의 안배를 잘 구축했다. 자칫 사이드로 벌어져 있는 태생적 무대 구조를 복층 구조와 더불어 과감하게 양 사이드의 생략과 회전무대를 통해 유려하고 리드미컬하게 집중할 수 있는 볼거리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하며 저택 같은 공간으로 안내해 작품의 맥락을 유지하며 안배한 오루피나 연출의 조화로움이 큰 몫을 해냈다.

또한, 무대에 배치되어 완전 열 일하는 3인조 밴드와 MR을 적절히 활용한 멀티 음향 또한 공간을 어쿠스틱하거나 풀 오케스트레이션 못지않은 풍성한 음악적 효과를 끌어내는 음향 디자인의 많은 노력과 내공으로 음악적 완성도가 느껴지는 무대였다. 자칫, 원세트 무대라 단조로울 수 있는 무대를 조명을 통한 공간의 안배와 빛의 방향과 흐름으로 인한 공간의 이동과 변형, 판타지까지 텍스트를 리드하는 빛의 다양한 로선과 의상과의 합으로 풍성하고 효율적인 무대 미장센을 구축했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역할을 제대로 구축하고 섬세한 음악적 완성도까지 이끌어 낸 캐스팅의 승리로 작품은 더더욱 빛을 발했다. 메리셸리 역의 이예은은 스폰지 같은 흡수력으로 매 등장마다 텍스트 상태에 적합한 감정 시선과 연기, 몸의 태도까지 당시의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 시대에 살아야 하는 여성으로서, 마음껏 드러낼 수 없는 작가로서의 필력도, 주변의 사람들에게 속내도 그 어느 것 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대할 수 없는 어이없는 억압과 구속의 부자연스러움에서도, 끝내는 당당히 자신과 당시 금기시되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소설까지, 기어이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실천으로 다음 세대에 숱하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칭송받는 현신처럼 당당하고 영리하게, 더러 처연하게 연기하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설득당하게 했다.

또한, 메리셸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 세 남자, 폴리도리의 박규원, 퍼시셸리의 조환지, 바이런 역의 김도빈, 그동안 이미 다른 작품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들로 인정하고도 남지만, 이번 작품에서 세 사람의 음악적 브랜딩과 따로 또 같이 아주 존쫀하고 호소력 있게 구축해 낸 음악적, 연기적인 합을 일구어내는 장면들은 참으로 찰지고도 깊이 있고 리드미컬해 시원하고도 흥미진진한 매력으로 무대를 뜨겁게 채웠고 즐길 수 있게 했다. 거기에 메리셸리의 의붓자매 클레어 역의 유낙원도 통통튀며 당당히 역할을 천역덕스럽게 소화해서,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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