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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76] 뮤지컬 ‘엑스칼리버’단순히 앙코르 형식의 공연이 아닌, 완전 새롭게 탄생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8.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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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엑스칼리버’는 2019년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초연 당시 많은 관심과 더불어 문화계와 관객분들께 큰 울림을 남기며 성공적인 개막을 치렀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프로덕션으로 국내외 공연계와 창작 뮤지컬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커다란 사건이었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한국에서만 지속 되어 온, 유일무이한 대면 공연은 첫 공연 후 2년 만에 2021년 8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화려하게 재연을 개막했다. 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으로 그동안의 일상을 누릴 수 없고 공연 자체 또한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철저한 방역과 거리 두기를 우선시하며 공연장에서의 새로운 에티켓과 문화를 제작사, 극장, 관객들이 자생적으로 구축해온 덕분이다.

재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단순히 앙코르 형식의 공연이 아닌, 완전 새롭게 탄생한 프로덕션처럼 텍스트와 음악, 안무와 무대 등을 대폭 수정 보완했다. 이전 프로덕션보다 진일보한, 훨씬 강력하고 단단한 공연의 합을 통한 묘미를 드러내며 당당하게 귀환했다. 무엇보다도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의 드라마틱하고 캐릭터들의 상태에 적합한 정서의 넘버를 알맞게 배치한 5개의 추가 넘버를 통해 확 달라진 작품은 뮤지컬적 감동을 배가시켰고 한층 높아진 한국 창작 뮤지컬의 위상을 자신 있게 드러내며 초연을 관람했던 관객들은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도 주요 캐릭터들을 완성할 수 있게 심리적인 상태에 방점을 찍은, 적절한 서사와 에피소드를 담은 새로운 넘버들은 원작과 캐릭터의 본질을 유지하되 각 캐릭터의 삶과 지향하는 행동의 개연성과 상호 관계들을 한층 더 명료하고 깊이 있게 그려냈고 각 장면의 목표를 분명하게 부각하고 드러냈다. 프롤로그에 새로 추가된 ‘언제일까’는 거대한 스케일과 다소 묵직했던 작품의 이미지와 고난이 닥치더라도, 기어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감지할 수 있게 작곡되었고, 1막 마지막 곡인 아더왕의 아리아 ‘결코 질 수 없는 싸움’ 또한, 이 작품만의 미덕으로 새롭고 강력한 의지의 킬링 넘버로 부각되어 오래도록 그 잔향에 머무르게 한다.

거기에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적 특징과 지향하는 바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원미솔 음악감독 겸 지휘자와 더 원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호흡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현란하고 섬세한 연주와 진행으로 착하면 척하듯이 서로의 음악적 세계관을 세세히 이해하고 호흡과 실행은 한층 풍성하고 생기있는 음악으로 구현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냈다.

또한, 크고 작은 변화로 초연 프로덕션보다도 훨씬 더 역동적이고 리듬을 타고 날아 다니는듯한, 아크로바틱을 적극 활용한 생동감 넘치는 안무의 에너지와 합, 거기에 장중하고 화려한 무대의 다양한 변환과 드라마를 리드미컬하게 리드하는 자연스러운 전개의 흐름, 또한 영상의 적극적이고 섬세하고 상징적인 배려와 리딩, 함께 어우러진 조명과의 미학적 콜라보를 통한 시너지의 합, 더 디테일한 실루엣과 칼라, 시대적인 고증과 생활적인 텍스트의 조합으로, 시대성을 유지하되 현대성을 가미한 다시 봐도 세련되고 멋진 의상과 엔틱 하면서도 고급진 소품과의 콜라보로 한 층 완숙하게 프로덕션의 진가를 확고히 구축했다. 작품을 통해 누구도 할 수 없었고 결코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전설 같은 신화적인 엑스칼리버의 명검을 뽑아내고 이내 어떠한 수난에도 불굴의 의지로 숱한 고난을 극복했던 아더왕처럼, 작금의 위기의 시대에 우리도 희망과 빛을 향한, 작지만 위대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새로운 희망과 의지로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짐할 수 있게 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수많은 난관과 위기에서도 결코 공연의 끈을 놓지 않고 책임감 있는 프로덕션을 구축하고 운영한 EMK 제작사를 비롯해 공연이 계속될 수 있게 불철주야 철저한 준비와 진행을 도맡은 한국의 많은 제작사들이 작금의 상황에서도 공연을 진행하는 결행과 불굴의 의지로 작품에 참여한 창작자들과 창작 기술 스태프들과 극장 스태프들, 특히나 너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의 할애로 무대를 지켜 온 배우들의 노고와 실행에 관객의 한사람으로 진심으로 공연 중인 모든 프로덕션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또한, 철저한 방역과 거리 두기를 비롯한 새로운 공연 문화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공연을 완성해 준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 프로덕션의 전반적인 운영의 중심에 선 EMK 대표와 더불어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구축하는데 선봉장이 된 권은아 연출의 진중하고 야심 찬 행보에도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진행한 작품에서 늘 협력 연출로 직, 간접적으로만 관여하다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단독 연출로서 의 역할을 해내며 한 층 업그레이드된 프로덕션을 구축하는데 제 몫을 제대로 해냈으며 차후 행보에도 응원과 더불어 한껏 기대하게 되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비주얼이나 음악, 연기 등 다방면적인 측면에서 이리보고 저리 살펴보아도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놀랍도록 제대로 된 캐스팅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초연에 이어 두 번째 시즌 개막 공연에서도 아더 역으로 돌아온 김준수 배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소년에서 사내로, 그리고 남자에서 왕으로, 몸과 마음, 정신적인 상태까지 다양하게 구현해 내는데 연기와 가창과 춤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서스럼없고 거침없이 드러낸다. 명실상부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뿐 아니라 벌써차기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고 기대하며 기다리게 하는, 그의 무대를 안 볼 수는 있어도 절대 한 번만 볼 수는 없게 하는 그런 뮤지컬 배우, 김준수로 거듭났다.

랜슬럿 역의 에녹 배우 역시 그동안의 관록과 대극장 무대에 완전히 어울리는 비주얼과 보이스로 아더를 인정하면서도 몸 한구석에서 비집고 나온 몹쓸 야망과 동생의 여자를 탐하기 까지 하는, 다소 거칠면서도 순정에 사로잡혀 어쩌지 못하는, 제어할 수 없는 남자의 태도와 서 있는 각과 시선, 시니컬한 웃음 뒤에 숨은 고통까지, 수많은 대사나 가창보다도, 더 깊고 때로는 여리게 가슴에 후벼드는 연기와 가창을 천연덕스럽게 뱉어내었다.

모르가나 역의 신영숙 배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재능에 대해서 무슨 미사여구가 필요할까? 이미, 신영숙! 그 자체로 믿고 볼 수 있는 뮤지컬의 대명사로 인정되고 있다. 한국 뮤지컬 배우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타고난 가창력과 배우로서의 다재다능함과 카멜레온보다도 더 시시각각 변신하며, 어떠한 상황과 상태라 할지라도 완전히 흡수하고야 마는 저력의 끼와 재능으로 완전 무장 한, 마치 신영숙 그 자체로 마법 같은 팔색조 배우. 이제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이미 작품은 안정적이고 믿고 볼 수 있는 프로덕션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재연으로 캐릭터의 최종 지향점이 다소 바뀌었지만, 사랑을 얻고 사랑으로 거듭나기 위한 강인하지만 완벽한 사랑을 갈구하는, 천상 여자로서의 ‘아비의 죄’의 색다른 표현으로 작품은 한 층 결이 깊어지고 풍부해졌다.

김준수 아더와 더불어 사랑과 애증이 교차 된 두 사람의 연기와 표정, 더러 교차하거나 엇갈리며 때로는 쏘아대는 시선을 통해 드러내는 심리적인 야망의 꿈틀거림까지 한 넘버의 가창에 묻어 낸 두 사람의 따로 또 같은 듀엣을 듣는 것만으로도 뮤지컬을 통한 격정과 환희와 만족도를 만끽할 수 있게 했다. 멀린 역의 손준호 배우 또한 대극장의 주춧돌 같은 묵직하면서도 더러 로맨틱한 중저음과 고음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원한 가창력과 비주얼로 작품과 무대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 안정적인 운영이 될 수 있는 중심인물을 제대로 구현해 냈다. 거기에 중후한 듯 따듯하고, 사랑의 깊이가 듬뿍 담긴 보이스로 안정적인 가창력을 통해, 자식을 향한 아비의 사랑과 바램을 온몸으로 구현해 낸 엑터 역의 홍경수 배우의 가창과 열연으로 선한 기운이 무대를 감쌀 수 있게 했다.

기네비어 역의 이봄소리 배우의 사랑스럽고 친근한, 우아하고 야무진 배역을 거침없고 솔직하게, 더러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어쩌지 못하고 순간의 숙명처럼 받아들이다 이내, 결국 참회로서 밝고 당당하던 눈매에 피눈물을 떨구게 하며,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들을 천연덕스럽고 자연스럽게 그 상황과 상태에 동화시키며 작품에 또렷하고 애잔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울프스탄 역의 이상준 배우를 어찌 언급하지 않을 수 있을까? 평소에도 성실하고 건강한 자세로 타의 모범이 되기도 하지만, 작품에 올인하여 몰입하고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은, 성실을 주 무기로 맡은 역할로 거듭난, 천상 배우로서의 모범적인 자세, 탄탄하고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어떠한 작품, 어떤 배역에서도 작품의 완성도에 현격한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믿고 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최선의 배우로서의 입지를 이번 작품에서도 완벽하게 구축해낸다.

아무쪼록, 너무나도 힘겹게 작품을 무대에 올린 모든 제작진과 스태프, 배우들이 무탈하게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고, 작품을 통해서라도 새로운 희망과 의지로 모두와 더불어, 뮤지컬 ‘엑스칼리버’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향한 위대한 여정에 동참해 보시라!!!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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