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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74] 뮤지컬 ‘비틀쥬스’정체불명의 무면허 저세상 가이드 이끌림에 저절로 동화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8.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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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틀쥬스’는 독특하고 기발한 캐릭터와 비주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강렬한 충격을 경험하게 한 작품이다.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첫선을 보이고 성료 후, 인터내셔널 첫 프로덕션으로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첫 번째 라이센스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의 자극과 귀감이 되는 ‘팀 버튼’ 감독의 1988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비틀쥬스’라는 아주 특별한 세계관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웹툰을 시작으로 영화, 뮤지컬로 큰 인기를 누렸던 ‘신과 함께’와 유사한 저승에 대한 소재이기도 하다. 즉 사람이 태어나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더러 공포스럽고 환상적인 과정들을 누구라도 피할 수가 없다는 전제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비틀쥬스’는 때로 소름 끼치게 기괴하지만, 너무도 매력적이다. 대략 98억 년 동안 이 세상과 저세상에 낑긴 안내자이자,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마법사로서 일상에서 비일상적인 판타지의 세계로 능수능란하게 순식간에 안내 한다. 다소 거칠고 무례하지만, 보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레 스며드는, 거부하고 싶지만 당췌 미워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무면허 저세상 가이드 ‘비틀쥬스’의 이끌림에 저절로 동화되고 빠져들게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역동적인 무대를 진두지휘하는 비틀쥬스의 저세상 텐션은 내놓고 ‘쇼뮤지컬’의 결정판이라는 사인을 휘갈기며 현재 ‘코로나 블루’로 힘겨워하는 이 세상 사람들의 답답함과 우울함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버리는 마법 같은 뮤지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대에서 맞닥뜨린 유령의 집을 비롯한 크고 작은 퍼펫과 소도구들은 여느 테마파크의 화려함과 오싹한 공포심의 롤러코스터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유쾌한 재미와 요절복통 구성된 스토리, 순식간에 벌어지는 기술과 예술의 환상적인 콜라보의 무대 변신으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볼거리의 불가사의한 신세계로 안내 한다.

개막 전, 무대 제어장치의 이상 등의 우여곡절이 있어 개막일이 두 번이나 번복되기도 했지만, 뮤지컬 ‘비틀쥬스’의 국내 공연의 무대를 재창출해 낸 창작 스태프와 더불어 마치 비틀쥬스를 위해 수백 년을 기다렸다는 듯이 원작 영화를 뚫고 무대로 지금 막 회귀한 듯한 완전, 찰떡같은 캐릭터를 창출해 낸 캐스팅으로 출현한 배우들의 열연은 빼놓을 수 없다.

비틀쥬스 역의 정성화는 그동안의 모든 필모그래피가 마치 이 역을 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것처럼 깔맞춤 그 자체였다. 유머러스하다가 괴기스럽고 유쾌하다가 탐욕스럽기까지 하며 마치 한 무대에서 시시각각 변모하며 천의 얼굴로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모든 것에 캐릭터의 상태와 기분이 담겨 오감을 통해 흡수하고 분출했다. 리디아 역의 홍나현의 발견도 이 작품을 통한 우리 뮤지컬계의 엄청난 수확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했었던 것을 발판으로 대극장 무대에 입성해 연기와 가창력으로 순식간에 장악하며, 비틀쥬스와 상대하면서도 전혀 쫄지 않고 딱 부러지고 야무지게 본인의 롤을 당당히 해내는 모습은 가히 감동이었으며 차기 작품을 기대하게 했다.

바바라 역의 김지우와 아담 역의 이율의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은 세련된 현실감각의 겁 많고 소심한 듯한 유령부부의 환상 커플의 연기를 너무나도 실감 나게 빚어냈다.

델리아 역의 신영숙은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이제 더 이상 언급하는 것조차 새삼스러울 수 있다. 매번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를 보여 주었지만, 이번 극 중 델리아 역에 완전히 빙의했다. 신영숙은 델리아 역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저세상 넘버 소화력과 가창력으로 그 이상의 또 다른 색깔로 해냈다. 이에 더해, 전면부에는 이내 성장한 여인네의 청아함과 고고함을 장착했으며 시시때때로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느닷없이 포효했다. 반면 온몸 구석구석 장착한 호탕함과 익살 가득함을 드러내지 않고 여느 때 툭툭, 유쾌하고 시원시원하게 튀어나오게 했는데, 일종의 마법 같은 개그 코드였다. 국보급 무대 여신으로서의 존재감을 사정없이 발사했다.

조역인 맥신&주노 역의 장예원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으로 강력하게 눈도장을 입히곤 했는데, 이번 작품으로 확실하게 강력하고 독보적인 조역으로서 작품에서 꼭 필요불가결한 조역으로서 역할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그 밖에도 유민영과 장진수 등 믿고 보는 최고의 앙상블들의 격렬하고 힘찬, 짜릿한 안무의 합 또한 이 작품의 완성도를 구축하는데 일등 공신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재연의 그 날을 기다려 본다.


사진제공_ CJ ENM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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