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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사건’이 그에게 미치는 영향, 뮤지컬 ‘이블데드’의 훈남 ‘조정석’

 

무대와 좌석 여기저기에 시뻘건 피가 튀고, 배우들은 관객석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다. 심지어 어떤 좀비는 관객의 머리채를 사정없이 쥐고 흔들기까지 한다. 이런 난리법석 뮤지컬 ‘이블데드’에 초지일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므흣’하게 해주는 예의바른 캐릭터가 한 명 있다. 그는 바로 뮤지컬 ‘이블데드’의 주인공 ‘애쉬’역의 배우 ‘조정석’이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샘 레이미(Samuel Marshall Raimi)’의 1983년 작 B급 컬트 호러무비 ‘이블데드’를 원작으로, 숲 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그 곳에서 만나는 악령들을 퇴치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서 우리의 훈남 ‘조정석’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성실한 종업원에 불과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곧 악마의 처단자가 되는 ‘애쉬’역을 연기한다. 이 곱디고운 청년이 파란만장한 숲 속 오두막 여행을 통해 어떻게 변해 가는지, 그 우연한 사건 하나가 이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분석해보자.

- 사건 발생 전, 그는……. So sweet!
‘딱’ 좋다! 함께 여행갈 남자친구로는 말이다. ‘애쉬’역의 ‘조정석’은 우선 외모부터가 합격점이다. 짙은 눈썹과는 대조적으로 ‘나를 안아 주세요’라고 간절히 말하고 있는 커다란 눈망울, 게다가 피부는 우윳빛이다. 그의 피부에 비유하려면 그 우유는 오늘 아침 목장에서 갓 뽑아낸 신선한 1등급이어야만 할 듯하다. 여러모로 이기적인 이 남자, 친절함도 갖추었다. 여자 친구에게는 물론 여동생에게까지 그는 아빠처럼 자상하고, 친구처럼 편한 남자였다. 여행을 함께 온 여자 친구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뿍 담은 정성스런 목걸이를 걸어주는 장면은 배우 ‘조정석’의 외모와 꼭 빼닮은 순수함 그 자체였다. 그런 상황에서 “오빠, 믿지?”라고 묻는다면 도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여자들 열 명을 모아놓아도 그 중 여덟, 아홉은 “물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또, 여자친구 ‘린다’와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에서도 그는 자신이 ‘에스마트’의 직원임을 잊지 않는다. CEO도 아니고, 과장, 부장은 더더욱 아니다. 심지어는 매니저도 못되는 진열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간 장소에서도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는 이 남자의 성실함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는가? 갓 구워낸 애플파이에 꿀을 한 겹 더 발라놓은 것 같은 아찔하도록 새콤달콤한 남자 ‘애쉬’, 그런 ‘애쉬’가 서서히 변해간다. 언제까지나 보호해줘야 할 것 같은 이 남자가 피 냄새를 맡은 것이다. 사건이 그에게 미친 영향은?


- 사건 발생 후, 그는……. Action!
달콤한 이 남자가 내면에 숨어있던 전투 본능을 일깨운 건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악마들이 우연한 계기로 인해 깨어나면서부터이다. 친동생과 여자 친구, 그리고 친구의 여자 친구까지 하나, 둘 좀비로 변해갔고 그 와중에 가장 친한 친구인 ‘스콧’의 여자 친구 ‘셀리’는 자기 손에 의해 순식간에 죽어버렸다. 게다가 한번 터진 사건은 ‘애쉬’가 어떻게 손을 써 볼 틈도 없이 여기서 ‘빵!’, 저기서 ‘빵!’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친 여동생과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잃고 좀비의 지배를 받게 된 자신의 오른손까지 잘라내는 무서운 상황을 거치면서 달콤했던 ‘애쉬’는 점점 정열과 분노가 한데 뒤섞인 뜨거운 남자로 변해갔다. 여기에서부터 귀엽고 상큼함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조정석의 매력이 또 다른 발 한쪽을 슬쩍 들이민다. ‘조정석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할 정도로 2막에서 보여주는 조정석의 ‘애쉬’는 터프함 그 자체이다. 물론 똑똑한 배우 조정석은 그 터프함 속에 특유의 유머를 녹여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따뜻한 밀크티 같은 목소리는 간데없고 자정을 넘긴 시간 케이블 티브이에서 나오는 ‘변강쇠’아저씨의 벌름거리는 콧구멍과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애쉬’가 어느새 무대 위에 서 있었다. 누가 ‘미국판 변강쇠’ 아니라고 할까봐 그런지 바람둥이 기질도 다분하다. 바로 뒤에 몇 시간 전 사랑을 속삭인 연인의 목걸이를 두고도 그는 새로운 여인 ‘애니’ 앞에서 온갖 폼을 다 잡는다. 2막에서 보여준 ‘애쉬’의 모습은 ‘쥐가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그 흔한 표현이 딱 적절했다. 배우 ‘조정석’의 하얀 피부를 더 돋보이게 해주었던 검붉은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애쉬’의 분노는 그 연함과 부드러움 내면을 이겨내고자 했던 외로움의 가면이 아니었을까 한다.

‘애쉬’의 근면성실하고 곧은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파란 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을 때까지 멀끔한 완소남 ‘애쉬’와 분노로 가득 찬 ‘애쉬’를 넘나들던 배우 ‘조정석’의 매력은 뮤지컬 ‘이블데드’를 찾은 관객들의 여심을 모조리 마비시킴은 물론이요, 작품의 재미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좀비들의 시끌벅적한 파티, 뮤지컬 ‘이블데드’는 오는 6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계속된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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