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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입방정, 촐싹대는 예비 사이비 교주! 뮤지컬 ‘플라워’의 ‘배근식’

 

뮤지컬 ‘플라워’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현재 시즌2로 연장공연에 들어간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갖가지 사연을 지닌 가장 ‘바닥스러운’ 이들이 ‘천화사’라는 절에 모여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뮤지컬 ‘플라워’의 감초 역할이자, 입방정을 떨며 연신 촐싹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있다. 그는 바로, 예비 사이비 교주이자 사기꾼 ‘배근식’이다.

- 이 남자, 진짜 사기꾼!
‘배근식’은 왕년에 입으로 입에 풀칠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바로 ‘배근식’은 물에 빠졌을 때 입만 동동 뜰 위인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써 사기를 치켜 일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배근식’이 돈 좀 만져보겠다고 ‘사이비 교주’가 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안고 이 곳 ‘천화사’에 몸을 담게 된다. 하지만 이 남자, 역시 입이 방정이다. 입만 다물어도 반은 갈 텐데 늘 그 입이, 그 말이 문제이다. 결국 ‘배근식’은 부처님의 법을 공부하는 이 곳 ‘천화사’에서도 그 놈의 입 때문에 조폭 ‘김영춘’과 분란을 일으키며 주먹다짐까지 오가는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그러면서 ‘김영춘’과는 거의 원수지간이 되고, 또 ‘지혜’의 고모에게는 흑심을 품으며 연신 가식적인 언행과 미소를 짓는다. 알고 보니 이 남자, 진짜 사기꾼이었다.

- 어쩔 수 없이 된 사기꾼?!
하지만 관객들은 ‘배근식’의 노래 속에서 어느덧 그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된다. 가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살고 싶어서, 어떡해든 살아야 하기에 ‘사기꾼’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배근식’의 고백 아닌 고백 앞에서 관객들은 어느덧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리고 ‘지혜’를 통해 변해가는 ‘배근식’을 통해 어느덧 그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입방정, 행동 방정, 연신 촐싹대는 캐릭터 ‘배근식’, 하지만 그 역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의 삶에 너무 질곡이 많았기에 ‘배근식’은 스스로에게 철창을 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말로써, 입으로써 마음보다 먼저 말이 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며, 스스로를 보호해왔던 것이다. 그것은 사회가 만든, 상황이 만든 ‘배근식’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이요, 다른 사람에 대한 방어본능이었다.

조폭 ‘김영춘’의 상처는 겉으로 드러난다. 금강나이트클럽 사장이자 자신이 믿던 후배에게 배신당한 ‘김영춘’의 상처는 관객들 모두가 그의 상처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배근식’은 그렇지 않다. 늘 건들거리는 행동과 빈정거리는 말투 속에 숨어있는 그의 상처의 깊이를 관객들은 차마 가늠할 수 없었다. 뮤지컬 ‘플라워’의 감초 역할이자, 남들 비꼬는 게 취미인 그의 외모 속에서 관객들은 ‘배근식’의 움푹 팬 상처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배근식’도 변화해갔다. ‘김영춘’과 화해를 하고, 얼굴에는 빈정거림이 아닌, 조소가 아닌 진짜 웃음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직도 ‘지혜’의 고모에게 흑심을 품고 있지만 그래도 그는 변했다. 그리고 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었다. 예비 사이비 교주, 입방정에 촐싹대는 게 취미인 ‘배근식’, 하지만 그 역시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고,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고 치유가 필요한 상처 입은 영혼이었다.


이종미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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