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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나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이야기, 블로그에서 싹튼 사랑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

 

얼마 전 앵콜 공연에 돌입한 화제의 창작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가 오는 7월 2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지난 해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온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사랑에 관한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초여름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공연이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초연부터 함께 해온 백주희와 함께 뮤지컬 유망주 김수용과 신주연, 최성원이 캐스팅되어 탄탄한 배우진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었다. 이날의 공연에서는 최성원과 백주희가 호흡을 맞추며 특유의 재치 발랄하면서도 감성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요즘 공연가에서는 ‘인터넷’을 소재로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이러한 작품들은 친근한 소재와 기발한 발상으로 현대인의 일상을 그려냄과 동시에 우리 생활속에 ‘인터넷’이 얼마나 깊이 자리잡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 상의 개인공간을 통해 자기의 생각이나 사진을 익명의 타인들과 함께 공유하는데 ‘블로그’도 그 중 하나이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 역시 인터넷을 소재로 사용한 작품 중 하나로 우리 사회의 ‘블로그 문화’를 대변하고 있었다.

△배우 최성원/백주희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에는 이론은 백단, 실전은 쑥맥인 ‘혜리’가 바람돌이 ‘지섭’과 사랑에 골인하기까지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알알이 박혀있다. 이 작품의 여 주인공 ‘혜리’는 플로리스트로서, 자신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꽃을 주문하는 많은 연인들에게 사랑에 관한 날카로운 훈수까지 서비스 해주는 인물이다. 이를 통해 그녀는 실력 있는 플로리스트이자 사랑의 카운슬러로 블로그 상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여자로 등장한다. 이 아이러니한 설정은 웹상에서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괴리를 여실히 드러내 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이야기 안에 숨어 있는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사회적 화두던지기는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 전달 방식이다. 아마 많은 관객들이 ‘떡돌이와 면순이’를 기억할 듯 싶다. 떡라면 조리법을 통해 남녀의 사랑을 코믹적으로 풀어낸 이 에피소드는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에 출연하는 모든 조연 배우들의 끼가 여과 없이 발산되는 무대였다. 이 외에도 가슴 찡한 엄마와의 통화, 지섭의 전 여자친구 생일 파티 같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이 작품의 핵심 주제를 놓치지 않고 끌고가면서도 스토리적 다양성을 살려낸 구성이었다.

또한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수 ‘왁스’의 대표적인 노래들이 이 작품의 뮤지컬 넘버로 많이 사용되었다. 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가요를 작품 안에 끼워 넣음으로써 그 친근함으로 관객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또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작품에 삽입된 왁스의 노래들이 간혹 작품의 일관된 스토리와 약간 거리감 있게 다가올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스토리를 먼저 만들고 그 다음으로 음악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음악에 스토리를 끼워 넣음으로써 생긴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것이 많은 무리가 있어 작품을 보는데 불편했던 것은 아니지만, 노래나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모든 면에서 나무랄 곳이 없는 작품이었기에 이 작은 티끌이 안타깝게 다가왔던 것이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단순히 생각해 본다면 ‘블로그’를 통한 어떤 남자와 어떤 여자의 사랑이라는 다소 밋밋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를 본 관객들은 풍성해진 마음을 안고 공연장을 떠날 수 있었는데, 이는 평범한 사랑도 구미 당기는 사랑으로 탈바꿈 시키는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배우, 연출, 노래, 극본이 만들어내는 기막힌 에너지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오는 7월 20일까지 동숭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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