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소리가 자지러지게 들려온다. 어떤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관객들은 연신 배를 잡으며 웃어댄다. 여기가 어디냐고? 바로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공연 현장이다. ‘근데 이 뮤지컬, 사랑 이야기 아니였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극이 전개되는 내내 한 배우의 재치 넘치는 모습에 계속 웃어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바로,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재기발랄한 멀티맨, 배우 ‘오대환’이다.
- 꽃집 아가씨?! 아니, 아저씨!
이 배우, 처음부터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첫 장면은 플로리스트인 주인공 ‘혜리’의 회사 장면인데, 여기서 그는 ‘혜리’의 네 명의 부하직원 중 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의 외모에서부터 웃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억지로 끼워 넣은 듯한 단발머리 가발과 색색깔의 머리핀, 그리고 터질 것 같은 분홍색 프릴달린 치마, 또 온통 꽃이 그려진 그녀의, 아니 그의 스타킹은 한 눈에 보기에도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게다가 이러한 옷차림은 그의 까무잡잡하고 근육질 몸매와는 너무도 언밸런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상관하지 않고 분홍색 블라우스 사이로 보이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콧소리를 내며 약간은 푼수 끼 있는 여자의 역할을 소화해냈다. 이처럼 관객들은 첫 장면에서부터 감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 배우, 앞으로 꽤나 관객들 배꼽 빠지게 하겠구나 하고 말이다.
- 나는야 동영상 속 요리사, 그리고 점쟁이!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한 마디로 통통 튀는 재기발랄한 뮤지컬이었다. 이 공연에서는 워커홀릭 노처녀 ‘혜리’과 바랍둥이 ‘지섭’의 사랑 이야기 외에도 인터넷이라는 컨텐츠를 극 속에 도입하여 사이버와 현실을 오가며 진행된다. 그렇기에 극의 중간 중간에 웹상을 활용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배우 ‘오대환’은 ‘요리사’로 등장했다. 그런데 이 요리사, 입담이 장난이 아니다. ‘떡라면’을 끓이는 과정을 동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장면에서 배우 ‘오대환’은 마치 진짜 요리사와도 같은 손짓, 발짓 뿐 아니라 정말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듯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하지만 그의 팔색조같은 연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혜리’과 ‘지섭’이 와인바에서 만나는 장면에서도 그는 어느새 ‘점쟁이’로 변해 있었다. 그의 능청스런 점쟁이 연기는 또 한번 관객들을 쓰러지게 만들기 충분했고, 그의 자연스러운 대사처리 모습에 관객들은 이게 원래 있던 대사인지 애드립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 혀 짧은 조폭 남자와 코러스까지, 그는 진정한 멀티맨!
하지만 여러 장면을 넘나들며 펼쳤던 그의 ‘멀티맨’으로써의 역할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다시 한번 극의 후반부에 혀 짧은 조폭 남자로 등장했다. 그는 등장에서부터 잔뜩 어깨를 얼굴에 붙여 목이 안보이게끔 하며 조폭 남자의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심어주었다. 게다가 왁스로 쫙 붙인 머리와 실크로 된 남방, 옆구리에 낀 검은 가방은 그를 위협적으로 보이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자, 관객들은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무서운 외모에 혀 짦은 발음으로 연기하는 그는 극 초반부에 그가 여장 한 것만큼이나 언밸런스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배우 ‘오대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간 중간 코러스 역할까지 하여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극을 훨씬 풍요롭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처럼 배우 ‘오대환’은 주인공 ‘혜리’의 부하 직원이자, 요리사, 점쟁이, 조폭 남자와 중간 중간 등장하는 코러스 역할까지, 그는 멀티맨으로써 역할에 그치기엔 아까운 진정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배우였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배우 ‘오대환’은 주연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연도 아닌,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멀티맨’이였다. 하지만 관객들은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등장인물들이 극히 소수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공연을 다 보고난 후 제일 인상 깊은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그의 이름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호응을 받았다고 해서 그가 극 중에서 크게 튀거나 조화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의 범주 내에서 관객들에게 최대한의 웃음과 호응을 불러일으킨 배우였다. 배꼽빠지게 만드는 남자, 하지만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 ‘오대환’은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진정한 멀티맨이자 한 사람의 배우였다. 자,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웃음의 주역이자 유쾌, 상쾌, 통쾌한 배우 ‘오대환’의 앞으로의 발걸음을 주목해 보자.
이종미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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