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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뮤지컬 ‘플라워’, 베스트 오브 베스트 아웃사이더들이 모이다

 

‘바닥스러운’ 이들이 모였다. 어디에? 바로 강원도 양구의 작은 사찰, ‘천화사’에! ‘아웃사이더’들 중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아웃사이더들’인 이들이 ‘천화사’에서 다시 한번 날아오를 수 있을까?

뮤지컬 ‘플라워’는 ‘천화사’라는 작은 사찰에서 사회에서 거부당한 아웃사이더들이 9살 지혜를 통해 회복되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한 문장으로 모든 이야기 구조가 완성된다. 하지만 ‘천화사’에 머물고 있는 행자 아닌 행자들인 ‘아웃사이더’들의 삶은 전혀 단순하지 않다. 이들은 각기 저마다 다른 기구한 사연들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이들은 늘 서로 으르렁거린다. 저마다 갈기갈기 찢겨진 마음에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오히려 서로를 밀어내고 자신만의 벽을 쌓는다.

또한 이 작품에는 한때 잘 나가던 미아리 나이트클럽 사장이었던 조폭 ‘김영춘’, 전직 몰락한 사이비 교주 ‘배근식’, 가난이 싫어 가출하여 출가한 언어장애자 ‘오정수’, 어린 시절 천재로 매스컴에 이름을 날렸지만 부모님에 대한 아픈 상처를 가진 ‘신욱’, 주지스님을 연모하여 가족을 버리고 보살이 된 ‘박보살’이 등장한다. 그 외에 말만 행자인 이들을 미워하는 ‘연공스님’과 유일하게 이들을 부모처럼 가슴에 품어주는 ‘주지스님’이 있다.

사실 처음에 이들은 서로 융화되지 못한다. 김영춘은 ‘천화사’에서 자살을 시도하고, 배근식은 늘 김영춘과 으르렁거리며 거들먹거린다. 오정수와 신욱도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살아가며 박보살 역시 이들을 뒷바라지 하는 자신의 삶에 연민을 느낀다. 그들을 보살펴주어야 할 연공스님도 이들을 받아들이는 주지스님의 부처님 같은 넒은 마음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사실 뮤지컬 ‘플라워’의 공연장은 그야말로 진짜 소극장이다. 소극장에서도 매우 작은 편에 속한다. 그렇기에 무대장치나 무대 효과면에 있어서 많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또한 관객들은 공연의 첫 장면 ‘나이트클럽’ 장면부터 조금은 김이 새고 만다. 뮤지컬 등의 공연에 있어서 첫 장면은 매우 중요하다. 일상의 삶에 지친 관객들이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모두 잊을 수 있도록 공연은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의 초반 부분의 구성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천화사’에 들楮� 수밖에 없었던 각각의 ‘아웃사이더’들을 소개하는 장면인데, 여기저기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등장인물들과 갑작스레 시작되는 배우들의 노래는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초반 부분에는 각각의 장면의 이어짐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뮤지컬은 대부분의 대사를 노래를 통해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뮤지컬 안에서 배우들의 ‘노래’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배우들의 노래 실력들은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배우들의 ‘움직임’에 있었다. 국악과 접목시킨 ‘아쟁’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뮤지컬 넘버와 달리 배우들의 움직임이 너무 없었다. ‘박보살’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장면처럼 배우들의 안무를 좀 더 접목시켰으면 훨씬 생동감 있는 무대로 꾸며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뮤지컬 ‘플라워’의 각각의 인물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살아있었다. 조폭 김영춘, 말 많은 사기꾼 배근식, 바보 오정수, 천재 신욱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뚜렷한 개성과 색깔로 무대를 누볐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능력도 뛰어났다. 등장인물들의 외모적으로도 그렇고, 연기나 어투 등, 전반적인 모든 것들이 딱 맞는 옷을 입힌 듯 자연스러웠다. 게다가 뮤지컬 ‘플라워‘의 공연을 보는 내내 자꾸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웃사이더’인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그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 치부하기엔 너무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엄마가 보고 싶다고 노래하는 9살 ‘지혜’의 노랫소리가 매일매일 죽지 못해 사는 행자들의 삶이 시든 꽃처럼 바스라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9살 지혜는 노래한다. “눈으로만 보지 마세요. 귀로만 듣지 마세요.” 라고 말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을 중시한다. 보기 못하는 것, 듣지 못하는 것, 만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믿지 못하고 불신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의 가슴 속에 심어져 있는 ‘플라워’를 잘 보지 못한다.

뮤지컬 ‘플라워‘처럼 우리도 척박한 현대 사회 속에서 저마다 잊고 있었던 마음의 씨앗을 찾아 각자의 꽃을 피우길 기대해 본다. 숨은 보석, 뮤지컬 ‘플라워(원제:인생3막)’는 5월 2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김동수플레이하우스’에서 ‘시즌 2’공연을 펼친다.


위 기사는 4월 17일날 기사를 재편집한 것입니다.
이종미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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