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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프리뷰] 뮤지컬 ‘굿바이걸’, ‘소피’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우리 집은 예전부터 좀 특별했지. 무용수를 하는 예쁜 우리 엄마 ‘폴라’는 22살에 나 ‘소피’를 낳았고 그 ‘소피’는 벌써 12살이 되었어. 우리 아빠는 어떤 분이시냐고? 음... 그 문제는 좀 어렵네.

-귀여운 딸 소피가 투덜투덜 전하는 뮤지컬 ‘굿바이걸’의 냄새

십대 소녀처럼 대책 없이 섹시한 남자에게 반하곤 하는 엄마가 다섯 번째 남자에게 차였다. 그 남자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엄마와 나를 LA로 데려가 같이 살겠다고 큰 소리 떵떵 쳤던 ‘토니’라는 이름의 배우이다. 게다가 ‘토니’는 우리 몰래 엄마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엘리엇이라는 다른 배우에게 임대를 하고 가버렸다. 엄마가 이런 일을 겪은 것이 한두 번은 아니지만 밀려오는 배신감과 모멸감,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 하는 막막함 때문에 엄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러 번의 연애 실패로 인해 어지간히 마음이 단련된 엄마는 객기에 가까운 ‘아줌마 포스’로 실질적인 집주인인 ‘엘리엇’과 맞서 주택의 공동 사용권을 따낸다. 갑자기 같이 살게 된 아저씨도 엄마 못지않게 성격이 유별나서 아저씨가 온 후부터 우리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당연히 엘리엇과 우리 엄마 ‘폴라’의 사이의 공기는 남극의 꽁꽁 얼은 빙하처럼 냉냉 싸늘하다. 하지만 아저씨와 엄마 사이에 점점 번져가는 이 냄새의 정체는 뭘까. 아침식탁에 올라간 갓 구운 따끈한 토스트와 뽀얀 우유에서 날 것 같은 은은하고 고소한 냄새라니 하여간 남녀사이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계속 함께 지내보니 엘리엇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 아니란 것은 알겠지만 지금 이 상황도 식상한 드라마의 재방송 보듯 지겹다. 그 냄새 뒤에 새로운 상처가 엄마와 나를 찾아오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걸. 하지만 그 냄새는 희망이 없는 지금 상황에서 애써 의연해 지려고 노력하는 엄마에게 설렘을 주고 있다. 아 어쩌지........ 옆집에 사는 ‘트로스비’ 아줌마랑 수다나 떨어야 겠다.


연분홍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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