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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청춘예찬, 고통스럽지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그것’에 대해 논하다 - 뮤지컬 ‘그리스’

 

올해로 37주년을 맞이하는 방년 37세의 뮤지컬 ‘그리스’는 1972년 브로드웨이 초연이후 수많은 도시에서 공연이 되었고 그 후로 영화와 각종 CF를 비롯한 각종 패러디물의 모티브로 현재까지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화장품이며, 책이며, 하물며 동네 슈퍼의 껌 하나까지도 반짝하고 마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라면 필시 이유가 있는 법이다.

- 하나도 빠짐없이 사랑스러운 그 녀석들
10명이나 되는 주연들을 되짚어보기 위해서는 준비운동이 필요할 것 같다. 자, 숨 한번 고르고 눈을 지그시 감은 뒤 뮤지컬 ‘그리스’의 그 녀석들을 한명씩 손꼽아보자. 우선 그들의 중심에 서 있는 공부 빼고는 못하는 게 없는 킹카 ‘대니’와 그저 곱게 자란 요조숙녀 ‘샌디’가 있다. 거기에 겉으로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알고 보면 순수한 ‘케니키’와 미래의 록 스타를 꿈꾸는 로맨티스트 ‘두디’, 그리고 귀엽고 섹시한 엉덩이의 소유자 ‘로저’와 왕자병 ‘소니’가 주인공 ‘대니’와 함께 ‘T-bird파’를 구성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거칠고 강해보이지만 여린 심성을 가진 ‘리조’를 주축으로 하는 ‘핑크레이디파’에는 머리가 마치 스케치북 인양 틈만 나면 수시로 머리 색깔을 바꾸는 헤어 디자이너 지망생 ‘프렌치’와 먹기 위해 사는 엽기 발랄한 소녀 ‘잔’, 철저해도 너무나 철저한 현실 감각의 소유자 ‘마티’가 있다. 뮤지컬 ‘그리스’는 이렇게 각자의 독특한 캐릭터가 살아있는 주연들 10명 이외에도 극을 이끌어가는 조연 하나 하나 모두 나름의 개성들이 흘러넘치는 공연이다. 어른들의 눈으로 본다면 철딱서니 없고 겉멋만 잔뜩 든 날라리 고등학생들이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인생의 모든 것을 걸만큼 심각한 고민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어른들 못지않은 진지한 사랑에 대해 가슴앓이를 한다. 청춘, 그것을 지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며 지나지 않을 사람 또한 누가 있는가! 뮤지컬 ‘그리스’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캐릭터 속에서 청춘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스스로의 안에서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표현해주기에 충분했다.

- 눈을 깜빡이는 시간조차도 아깝다
통통 튀는 캐릭터들이 속도감 넘치는 진행으로 이끌어가는 뮤지컬 ‘그리스’는 빠른 템포의 뮤지컬 넘버들과 함께 관객들이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어 준다. 그 묘사력 또한 매우 디테일했다. 여기서의 디테일함이란 청춘이라는 가볍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한데 뭉뚱그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뮤지컬 ‘그리스’는 성격도, 꿈도 뭐 하나 비슷한 것 없는 10명의 젊음들이 각자 다른 성장통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극 속에서 에피소드 형식으로 따로 보여주기도 하고, 서로 교차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또한 뮤지컬 ‘그리스’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감각적인 음악과 버라이어티한 안무이다. 사실 스토리 자체로만 보자면 ‘그리스’에는 심장이 바닥에 떨어졌다가 도로 제자리에 가서 붙는 듯한 기막힌 반전도, 코끝이 찡해져 오는 감동도 없다. 이것이 극으로써 뮤지컬 ‘그리스’에 갖게 되는 약점이라 하기도 무안한 아주 작은 아쉬움이다. 그러나 뮤지컬 ‘그리스’는 넘치는 재기발랄함으로 이러한 아쉬움마저도 금세 잊게 해주었다. 한마디로 말해 뮤지컬 ‘그리스’의 음악과 안무, 그리고 무대연출은 정말 ‘이름값’을 했다. 맞춤옷을 입은 듯한 뮤지컬 넘버가 그러했고 배우들의 역동적인 군무가, 눈을 뗄 수 없는 그들의 동선이, 또한 그들을 믿고 공연에 몰입하여 하나 되는 관객들이 그러했다.

- So Cooool, 그것이 젊음의 특권!
혹자는 ‘젊음은 그 자체가 빛이다’라고 젊음을 찬양했고 심지어 혹자는 ‘젊음에 대해 함부로 논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윗세대들이 겪어온 딱 그만큼 지금의 젊음들은 도약을 위한 성장통을 겪어낼 것이고 그것은 또 그대로 아랫세대로 이어질 것이다. 뮤지컬 ‘그리스’가 지나온 37년의 세월동안 많은 젊음들은 변화를 거쳐 어른이 되었고 그것은 계속 현재진행형이지만 뮤지컬 ‘그리스’만은 여전히 특유의 푸른빛을 뿜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뮤지컬 ‘그리스’가 무려 37년 동안이나 말하고자 했던 젊음은 무엇인가? 또, 젊음은 대체 어때야 한다는 것인가? 뮤지컬 ‘그리스’는 조곤조곤 친절한 설명대신 그들의 절대 무기인 노래로 설명을 대신했다. 서로 다른 성장의 아픔을 겪던 젊은이들은 작품의 엔딩곡인 ‘You`re the One That I Want’에서 결국 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내가 원하는 건, 원하는 건 너야! 바로 너, 너뿐이야!” 10가지의 길을 가던 젊음들을 한데 모아준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어려울 것도 없다. 서로 믿고, 서로에게 진실하다면 그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였던 것이다. 뮤지컬 ‘그리스’는 모든 것이 어렵고 어설프기만 했던 ‘그것’에게 너무도 간단명료한 답을 주었다. 심오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한 ‘사랑’이라는 답은 뮤지컬 ‘그리스’이기에, 그리고 ‘젊음’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딱 그만큼 뮤지컬 ‘그리스’와 그것이 그토록 끊임없이 말하는 ‘젊음’은 ‘쿨’했다. 이것은 그저 그런 ‘So Cool’이 아니다. ‘So Cooool!’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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