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들이여 긴장하라!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여기 두 명의 나쁜 사기꾼이 서울에 도착했다. 2008년 3월 11일 뮤지컬 ‘나쁜녀석들’의 첫 공연 후부터 지금까지, 거부할 수 없는 두 매력남 로렌스와 프레디는 마치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여성 관객들의 마음에 화살을 꽂았다.
오디뮤지컬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선보이는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브로드웨이 최신 코미디 뮤지컬 ‘Dirty Rotten Scoundrels(더티 로튼 스카운드럴즈)’의 한국제목으로 브로드웨이 코믹 뮤지컬의 결정판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다.
프랑스 남동부와 이탈리아 북서부의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리비에라’는 기후가 따뜻하고 풍경이 아름다운 관광휴양지이다. 또한 부유한 여인들이 많기로 소문난 이 도시는 그녀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기꾼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그 중 두 명의 남자! 친절하고 우아한 신사사기꾼 로렌스와 더럽고 촌스럽지만 어딘가 모르게 여자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프레디! 이 둘의 엎치락뒤치락 이어지는 사기 행각, 그리고 그 둘을 사로잡는 순진하고 매력적인 아가씨 크리스틴의 사랑하고 또 사기 치는 유쾌한 이야기. 바로 뮤지컬 ‘나쁜녀석들’이다.
뮤지컬 ‘나쁜녀석들’의 무대에는 ‘리비에라’의 잔잔한 바다가 뒤로 보이고 그 위로 커다란 달이 떠올라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보라 빛의 조명을 사용하여 프랑스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표출한다.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화려한 복장의 사교계 여인들이 춤을 추자 관객들은 휴양지 ‘리비에라’의 낭만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렇게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밤은 모두 잊고 로렌스, 프레디와 놀아봅시다. 그리고 당신의 지갑을 조심하세요’
뮤지컬 ‘나쁜녀석들’의 매력은 ‘생각지도 못했던 웃음’이다. 어떤 공연을 보면 너무 재미있고 웃겨도 어딘가 뻔 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은 그 장면이 웃겨서라기보다 배우가 얼마나 감칠맛 나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웃음이다. 하지만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그냥 성의 없이 내뱉어지는 대사 하나로도 관객들의 웃음을 빵! 터트린다. 마치 ‘널 웃겨주마’하고 작정이라도 한 듯 여기저기 숨어있는 나쁜녀석들의 개그를 보면 배우들의 능청과 연출가의 센스가 경이롭게 느껴지는 순간을 맞게 된다.
차세대 뮤지컬 스타라는 명함에 맞게 로렌스 역을 맡은 김우형, 강필석과 프레디 역의 김도현, 크리스틴의 윤공주는 원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한 캐릭터 소화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충직한 사기보조 앙드레역의 이종문, 쓸쓸한 귀부인 뮤리엘의 신영숙, 거침없는 석유재벌 여인 졸린의 미루와 같은 조연들이 보여준 색깔 있는 연기는 때론 주연보다 더 빛나기도 했다. 이렇게 조연과 주연, 배우와 작품이 잘 호흡하면서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정말 잘 만든 뮤지컬’ 한 편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언제나 아쉬움은 남는 법.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화려한 사교계를 무대로 하다 보니 많은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군무를 추는 장면이 종종 있다. 만약 연출가의 의도대로라면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엉덩이도 들썩들썩 해야 하고, 중간 중간 용기 내어 기립박수도 쳐줘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왠지 2% 부족한 느낌이었다. 어떨 땐 배우들의 동작도 약간씩 맞지 않았고 또 무대에 비해 너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출연하여, 비좁은 느낌이 불편하게 다가올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잘 만들었다’, ‘재미있다’라는 평가에는 절대 금이 가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력과 기막힌 배우들로 무장한 훌륭한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뮤지컬 ‘나쁜녀석들’이 브로드웨이에서처럼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사랑을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뮤지컬 ‘나쁜녀석들’은 5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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