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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61] 뮤지컬 ‘렌트’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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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La Boheme)을 바탕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과 죽음에 이은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브로드웨이의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소재를 수면 위로 드러내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했다.

1996년 1월 26일, 오프브로드웨이 150석의 작은 극장에서 개막 예정이던 뮤지컬 ‘렌트’는 개막 하루 전 작곡자이던 죠나단 라슨이 당시 36세의 나이에 대동맥 박리로 요절하여 더욱 드라마틱하게 각인 되었다. 언론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불과 3개월 만에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브로드웨이 네덜란드 씨어터로 극장을 옮겨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젊은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지형을 바꿔 놓으며 토니상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고 퓰리처상 드라마부문, 드라마 데스크상 6개 부문, 드라마 비평가협회상, 오비상 3개 부문 등 뮤지컬에 주어질 수 있는 모든 상을 석권했고 뮤지컬의 메카 브로드웨이에서 12년간 총 5,123회 공연됐다. 

또한, 전 세계 47개국에서 25개의 언어로 무대화되는 기록을 남겼다. 2008년 9월 7일 브로드웨이에서의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현재까지도 전 세계 곳곳에서 뮤지컬 ‘렌트’는 끊기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새 뮤지컬을 공부하는 젊은 창작자나 배우들이 필수코스로 공부하게 하며 뮤지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89년 작곡가 조나단 라슨은 극작가 빌리 아론슨과 함께 고전 오페라 ‘라 보엠’을 현시대에 맞춰 자신과 같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예술을 창조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재탄생 시키고자 의기투합했다. 젊은 세대들이 호감 가질 수 있는 록 오페라 개작에 이어 수정을 통해 뉴욕 시어터 워크숍의 과정을 거친다. 94년부터 3년간 수정과 보완을 통해 1996년 1월 오프브로드웨이 초연을 앞둔 바로 전날, 당시 36세였던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드라마틱한 삶과 죽음의 생애가 더해져 빅이슈와 함께 최고의 흥행을 검증했다. 이후 뮤지컬 ‘렌트’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아 세계 각국에서 오랫동안 롱런의 길을 걸은 것이다.

2005년, 식을 줄 모르는 브로드웨이 공연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영화 ‘렌트’가 제작되었다. 아담 파스칼, 이디나 멘젤 등 오리지날 브로드웨이 캐스트가 출연하여 역시 대성공을 거두었다. 한국에서의 초연은 2000년 4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이 이루어졌고 마찬가지로 여러 화제를 모으며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어서 2002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004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007년 신시뮤지컬극장, 2009년 한전아트센터, 2011년 충무아트센터를 거쳐 2020년 한국공연 20주년을 기념하여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렌트’는 뛰어난 음악과 건재한 작품성을 내세워 흥행몰이를 계속하여 이어가고 있다.

20여 년 동안 명성을 이어가며 시즌마다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시즌의 ‘렌트’는 그야말로 특별하다. 한국공연의 20주년이라는 타이틀도 대단했고, 물론 그동안 뮤지컬 ‘렌트’를 거쳐 갔던 기라성 같은 배우들도 말할 필요 없이 흥행을 견인하며 대단했다. 이번 시즌은 주역에서부터 앙상블까지 너무나도 빼어난 실력과 기막힌 집중력으로 몰입되고 하나 된 앙상블을 유지하며 에너자이틱한 젊음과 열정적인 춤, 그리고 최고의 가창력과 연기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황금 같은 콤비로 뮤지컬 앙상블의 참 저력을 보여줬다.

거기에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무대와 차이가 없는 극장의 사이즈와 디자인을 차용하여 재창조한 이스트사이드의 낡은 재개발지역의 철골조와 무대 한쪽의 거대한 탑, 가끔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네온사인, 다소 차갑고 거친 철골 구조물의 세트와 활용이 캐릭터들의 좌절과 차별, 삶과 죽음의 깊이와 상징을 조명의 톤과 사선의 각을 통해 적나라하게 노출하며 인물들의 정서와 상황, 심리적 상태까지 여지없이 증폭시켜 주며 작품의 본질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게 했다.

뮤지컬 ‘렌트’에서는 모든 배우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기대 이상이었던 몇 명만 언급해 본다. 그동안 ‘렌트’와 함께했던 기라성같은 선배들의 아성으로 자칫 주눅들 수 있었겠지만, 그와 못지않은 열정과 커플들의 모습은 보기에 한없이 좋았다. 먼저 정원영의 마크는 세상 따듯함 자체인 보이스와 명료한 전달력, 동시에 담담하고 ‘쿨’하게 작품의 모든 것을 마치 마사지하듯, 시원하고 담담하게 관찰할 수 있게 나레이션하며 리딩했다. 로저 역의 장지후와 미미 역의 김수하는 상큼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 도발적인 춤 선으로 초반부터 작품에 훅 빠져들게 했다, 콜릭 역의 최재림과 엔젤 역의 김지휘의 합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웠으며 모린 역의 전나영과 조앤 역의 정다희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꾼다운 본새를 마음껏 과시해도 전혀 밉지 않은 배우들의 진면목을 보는 듯했다.

특히 김수하와 전나영은 배우로서의 내재 된 다양한 색깔을 하나씩 끄집어내 오래전부터 익숙했던 양, 물 만난 물고기처럼 숨어있는 캐릭터를 찾아 자신 있게 마음껏 발산하는 준비 된 배우로서의 참된 기질을 발견한 거 같아 뿌듯하기까지 했다.


사진제공_신시컴퍼니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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