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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마우스피스’ 과연 누구의 작품인가9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는 햄릿이 갑작스러운 클로디어스의 즉위와 선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극중극 ‘곤자고의 암살’을 올린다. 연극 속에 연극을 보여주며 연극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와 성찰을 목표로 하는 작품을 ‘메타극’, ‘메타씨어터(metatheater)’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쉽게 볼 수 있는 형식이기도 하지만, 고요한 강에 돌을 던진 것처럼 이렇게 강렬한 파동을 일으킨 연극은 오랜만이다. 바로 연극열전의 ‘마우스피스’다.


슬럼프에 젖은 중년 작가 리비와 가난하고 불완전한 가정사를 가진 데클란. 영국 에딘버러 솔즈베리 언덕에서 두 사람의 우연한 첫 만남이 시작된다. 데클란의 예술적 재능을 알아본 리비는 그의 영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술관에 갈 것을 제안한다. 데클란은 난생처음 방문한 미술관에서 마주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을 보고 열광한다. 리비는 그런 데클란의 모습에서 ‘진짜 이야기’를 발견하고 데클란의 삶을 희곡으로 옮기기로 한다.


세상에 관심이 없고 불안정해 보이는 청소년은 그가 처한 상황을 모두 드러내고 리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도록 허락한다. 마음을 넘어 육체적 이해까지 공유하려던 두 사람은 리비에 의해 행동이 저지되고, 리비는 자신의 마음을 ‘철회’한다. 데클란에게 리비는 의지할만한 어른이었을까. 예술적 동료로 남자고 선언한 리비는 데클란의 삶이 담긴 희곡 ‘마우스피스’를 보여준다. 데클란은 작품의 결말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표하며 이야기 소재의 사용 허락을 ‘철회’한다. 리비는 외친다. “이건 내 이야기야!”


연극 ‘마우스피스’ 속에서 상연되는 희곡 ‘마우스피스’ 누구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품 속 모든 모티브의 주인공인 데클란의 이야기일까, 아직 마무리가 지어지지 않은 데클란의 마지막을 결정 낸 리비의 이야기일까? 해석은 관객의 몫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관객은 이 작품을 완전히 향유할 수 있을까? 데클란이 리비의 ‘마우스피스’를 보러 가는 순간부터 이 작품의 경계는 흐려지기 시작한다. 결말은 극단적으로 나뉜 두 갈래 길처럼 각자의 트랙을 달려가지만 극 중 언급되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처럼 경계 없이 뒤섞인다.

관객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의 결말부터 공연을 소비하는 방법, 창작진의 역할 등. 그러나 작품은 절대 그 어떤 대답도 정답이라 알려주지 않는다. 이것만은 알 수 있다. 데클란의 ‘빈곤 포르노’만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일상도 하나의 소재로 전시될 수 있다는 것.


과거의 이야기를 현시대까지 끌어오면서 교훈이나 메시지를 던지는 극은 많았다. 연극 ‘마우스피스’처럼 우리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외치는 공연은 드물다. 한국의 이슈와 공연의 사건이 맞닿으며 과하게 현실적인 느낌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허상과 현실은 살갗을 맞대고 있음을 철저히 느낀다. “공연을 본다는 건, 관객들의 심장 박동이 맞춰지는 일”이라는 ‘마우스피스’의 대사처럼.


무대 뒤편 전체적으로 희곡 대사를 투영하는 감각적인 연출이 인상적이며 2인극이지만 무대를 꽉 채우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한다. 공연은 배우 김여진, 김신록, 장률, 이휘종이 출연하며 오는 9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사진제공_연극열전

윤현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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