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속 대사와 노래는 어떤 관계일까. 어떤 작품은 배우들의 노래가 관객들에게 곤혹스러운 시간을 안겨주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은 그 반대이기도 하다. 지난 동안 한국에서 공연된 뮤지컬의 가사전달력을 비롯하여 가사와 멜로디의 부조화는 끊임없이 논란되어져 왔다. 때문에 한국 뮤지컬 시장의 초창기에는 대사를 노래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뮤지컬이 관객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제작된 뮤지컬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장 큰 이유도 노래와 대사의 모호한 관계, 바로 그것이다. 즉, 가사전달의 모호함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래는 관객들이 쉬어가는 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카고’나 ‘물랑루즈’, ‘드림걸즈’ 등 국내에서 히트된 뮤지컬영화들은 대형 배우들의 힘이 컸다. 물론 그렇기에 그 작품들로 인해 뮤지컬영화라는 장르자체가 국내에 인지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뮤지컬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뮤지컬 속 대사와 노래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국내 배우의 가창력과 딕션 능력이 꾸준히 향상되었고 뮤지컬 노랫말 또한 절묘한 극과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에 관객들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붐을 일으킨 프랑스뮤지컬로 인해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송-스루 뮤지컬이란 대사를 극도로 절제하고 노래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형식의 뮤지컬을 말한다.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 ‘십계’, ‘찬스’, ‘벽을 뚫는 남자’ 등 프랑스뮤지컬 이외에도 ‘텔미온어선데이’, ‘파이브코스러브’, 등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최신작에도 송-스루 뮤지컬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송-스루 뮤지컬의 가장 큰 핵심은 역시 가사와 이 가사의 전달력이다. 노래로 캐릭터 표현과 극의 진행까지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가사와 멜로디와 스토리 이 세 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점을 생각한다면 가사의 음절 하나하나가 무척 중요하다. 그만큼 문학과 음악과 극의 과학적인 결합이 필요하다.
노래는 더 이상 극을 보조하는 수단이 아니다. 즉, 뮤지컬 속 노래는 결코 단순히 ‘대사를 노래로 전달한다’의 의미가 아니라는 말이다. 노래, 춤, 안무 이 모두가 뮤지컬의 주요 요소 아닌가. 국내 창작 뮤지컬에도 ‘캣츠’나 ‘에비타’, ‘노트르담 드 파리’ 처럼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를 가진 창작 송-스루 뮤지컬을 기대해 본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사진_총 54곡의 노래로 스토리를 역어가는 송-스루 형식의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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