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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은, 가족의 마음을 훔쳐야 성공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란 말에 혹해 거금을 들여 극장 나들이를 갔지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온가족이 파김치가 됐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오는 주말, 공연 선택을 앞두고 가족들은 각기 딴 마음을 품게 된다. 엄마들에겐 교육적이고, 아이들은 저희들만 재미있으며, 아버지들은 가족들 몰래 조용히 잠들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에 ‘가족뮤지컬은 어린이 관객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는 공연계의 인식변화로 일반 관객들도 함께 볼 수 있는 가족뮤지컬들이 속속 무대 위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2007년 연말 공연계 풍경을 호두까기인형에서 뮤지컬로 바꾼 뮤지컬 ‘애니’다. 작년 연말 뮤지컬 ‘애니’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진정한 가족뮤지컬의 시작을 알렸으며 유료객석 점유율만 7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올 상반기에도 여러 편의 가족뮤지컬이 막을 올릴 예정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 바로 뮤지컬 ‘소리도둑’이다. 영화 ‘에이미’가 원작인 뮤지컬 ‘소리도둑’은 말을 잃은 아이가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이야기이다.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한다는 소재가 뮤지컬에 아주 잘 맞는 작품이다. 오직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주인공의 삶이 바로 뮤지컬이 되는 것이다.

1998년 영화 ‘에이미’가 원작인 무비컬이라고 하지만 영화는 그저 모티브만 제공했을 뿐, 연출과 극작을 맡은 조광화가 다시 쓴 작품이다. 게다가 원작의 흥행을 등에 업고 제작되던 기존의 무비컬과 달리 뮤지컬 ‘소리도둑’은 영화의 모티브만 따서 3년의 제작기간을 두고 만들어진 웰 메이드 작품이다. 제1회 뮤지컬 연출상을 수상한 조광화가 연출했고 음악은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작곡한 김혜성 등 스태프도 화려하다.

남경주와 최정원의 출연도 뮤지컬 ‘소리도둑’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이 14번째 만남인 남경주와 최정원은 희망을 잃어버린 작곡가와 어머니로 출연해 어른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사랑을 노래할 예정이다. 아이의 상처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상처까지도 노래로 껴안으며 회복하는 이야기가 바로 뮤지컬 ‘소리도둑’의 넓은 관객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다.

2006년 ‘컨페션’, 2007년 ‘첫사랑’에 이어 올해 뮤지컬 ‘소리도둑’을 제작한 쇼틱커뮤니케이션즈는 이러한 가족뮤지컬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올해만 해도 모두 창작품인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행복한 왕자’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들이 가족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뮤지컬은 따뜻해야 하고 감동적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라이선스 작품으로 눈이 높아진 관객들의 수준을 고려하면 최근 가족뮤지컬은 무엇보다도 유치하면 안 된다. 가족뮤지컬이 어린이 뮤지컬은 아니기 때문이다. 얇은 월급봉투에 몸도 마음도 링클케어가 필요한 엄마, 직장에서 상사 눈치 보느라 오늘도 키가 1mm는 작아진 아빠, 그리고 오린지를 오렌지라 발음해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할 뻔했던 아이가 함께 즐기는 공연이 바로 가족뮤지컬이다. 하긴, 유치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잘 만들기만 하면 세 살 박이 아이도 이해할 것이며 감동은 절로 따라붙어 마음까지 따뜻한 공연이 될 것이다.

남경주, 최정원 주연의 뮤지컬 ‘소리도둑’은 4월 5일부터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정효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크레디아, 쇼틱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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