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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데스트랩’ 대학로에 ‘악성 반전 바이러스’를 퍼뜨리다6월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1관

누구에게나 있는 성공의 욕망. 그 욕망을 실현에 옮기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어떤 이는 그저 상상일 뿐, 실행에 옮길 수 있겠느냐 말할 것이며 누군가는 사후 계획까지 단번에 세워버린다. 여기, 이야기의 주인공 시드니 브릴은 따지자면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도끼, 철퇴, 단검 등 보기만 해도 음산한 무기들이 가득 메운 집안. 스릴러 극작가인 그는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한 수집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떠오르는 샛별처럼 문학계에 등단하지만, 데뷔작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는 작가다. 그런 그에게 수업을 듣는 한 학생 클리포드 앤더슨으로부터 매력적인 희곡, ‘데스트랩’이 등장한다.

연극 ‘데스트랩’은 1978년 극작가 아이라 레빈에 의해 탄생하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연된 블랙코미디 스릴러다. 지난 2014년 국내 초연을 올린 ‘데스트랩’은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늘 특유의 재치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는 제작사 ‘랑’은 첫 티켓 오픈 당시 ‘스포(일러) 입막음 떡하나 할인’을 제공할 만큼 작품 매력의 80%는 반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교적 오래전 초연을 올린 작품이지만 기존 제작사의 악재로 한동안 만나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는 공연 안에서 나오는 말인 ‘악성 스릴러 바이러스’처럼 계속 반전, 음모, 갈등을 조장한다. 클리포드의 ‘데스트랩’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작품이고 작가에게 부와 명예를 줄 작품이었다. 재능에 대한 질투, 부와 명예에 대한 욕망이 생긴 시드니는 자신의 직업을 앞세워 누구보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나간다. 그의 부인 마이라는 그의 계획에 동조하다가 그의 계획이 계획에서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한다. 마이라는 심령술사 ‘헬가’를 언급하며 좋지 않은 일을 하면 그녀가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반전은 이미 50년 전 이야기다 보니 쉽게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 연출과의 합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만 올해 공연부터 인터미션이 생겼는데, 인터미션이 없었더라면 좀 더 치밀하고 스피드한 이야기 전개가 가능해 좀 더 ‘스릴러’ 장르의 장점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데스트랩’에는 1막의 주축인 시드니, 클리포드, 마이라 외에 두 명의 등장인물이 더 등장하는데 심령술사 ‘헬가’와 시드니의 변호사 친구 ‘포터’다. 3인극으로 충분한 반전을 보여주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이들이다. 또한, 이들의 진면목은 두 사람만 등장하는 에필로그에 있다. 모든 진실을 알아버린 두 사람은 또 하나의 ‘데스트랩’이란 무대의 주인공이 될지 모른다. 작품은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는 되풀이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공연을 지켜보는 동안 반전을 미리 알지 않길 바라는 마나아 관객들은 스포일러 부분에서 놀라는 초심자를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연극 ‘데스트랩’은 이도엽, 최호중, 박민성, 안병찬, 송유택, 서영주, 전성민(김유영), 정서희, 이현진, 강연우가 열연하며 오는 6월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주식회사 랑

 

윤현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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