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안무가가 컨템포러리 댄스의 실현을 목표로 뭉쳤다.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 김원 전북대 교수와 중국 현대무용가 진싱이 공동 안무한 작품 ‘외침’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인 것.
‘외침’은 황량한 공간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단절과 절망, 그리고 그들 사이의 교감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한국의 무용가 김원은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그녀는 세계 여러 무용 페스티발의 연수과정을 통해 현대 무용의 흐름을 연구했으며, 현재 개성 강한 현대무용가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한편 진싱은 남한 출신 어머니와 북한 출신 아버지를 둔 중국 국적의 조선족 현대무용가다. 또한 진싱은 중국인민해방군 장교였던 남성으로서 현재는 중국 최초 성전환수술을 받은 여자로 살아가고 있다. ‘진싱무용단’이라는 중국 첫 사립무용단을 창립한 진싱은 장위엔 감독이 연출한 ‘진싱 스토리’에 출연한 바 있으며, 장선우 감독과의 인연으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모다페2009에서 선보인 김원과 진싱의 ‘외침’은 어느덧 ‘모던(modern∙근대)’을 지나쳐 ‘포스트모던(post-modern∙근대 이후)’으로 분류되어 버린 우리의 팍팍한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산업화의 황량한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해 ‘외침’의 무대는 2개로 구분된다. 하나는 무대 벽면에 위치한 분할 스크린이고, 다른 하나는 무용수들이 움직일 바닥 공간이다. 영상은 세 대의 카메라로 만들어진 세 개의 앵글이며, 황폐한 도시 곳곳의 풍경과 여행자의 모습이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작품 ‘외침’의 이야기는 ‘여행’에 집중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은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에서부터 그 진행과정, 그리고 마침내 여행이 끝날 때까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앵글 속의 혹은 무대 위의 여행자는 여러 장소를 오가며 여행을 계속하고 그러한 과정 속에 크고 작은 관계를 맺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외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작품 ‘외침’ 속 여행자의 모습은 결코 자유롭지도 행복해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여행자는 새롭게 시작된 관계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과 다를 것 없는 새로운 억압 앞에 봉착할 뿐이었다.
‘현재’를 떠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또 하나의 ‘현재’……. 작품 ‘외침’은 이처럼 끝나지 않는 단절과 억압의 악순환으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외침’은 이처럼 대부분의 여행자가 자유를 찾을 수 없는 이유, ‘모던’이 끝나고 ‘포스트모던’이 도래 했음에도 황량한 시대가 계속되는 이유를 거대한 사회 메커니즘 속에서 찾고 있다.
김원과 진싱의 ‘외침’은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 양일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됐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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