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없이 다정다감한 목소리와 온화한 미소에서 연습실에서 불호령을 내리던 선생님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올해로 2년차, 국립발레단에서 지도위원을 맡고 있는 오자현의 얘기다. 199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 무용수를 거쳐 2008년 지도위원 자리에 오른 오자현은 발레단의 주요 작품에서 좋은 공연을 선보이는 발레리나임과 동시에 그 모든 단원들을 관리하는 지도위원이다. 2001년 큰 수술 이후에도 발레에 대한 강인한 열정을 보여온 그녀는 그 정신력을 높게 산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의 권유로 지난해부터 지도위원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지도위원이란?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단원들을 지도하는 것이 가장 주된 업무입니다. 다만 단순히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 하나하나에 대한 춤 지도와 개개인의 사생활까지고 깊이 관여를 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역할이고요. 또한 가장 중요한 일은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현재 국립발레단에는 총 4명의 지도위원이 존재합니다.”
▶지도위원의 하루 일과는? “여타 자유로운 무용수들과는 조금 다르게 직업인으로서 체계적인 일과를 보내는 편입니다. 평균적으로 아침 9시에 출근해서 1시간가량 그 날 하루 일과에 대해 정리를 합니다. 주로 오늘 어떤 내용의 리허설을 정리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후 10시부터 11시까지는 회의를 진행하고 11시부터 12시 반까지는 단원들을 지도하는 시간입니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대략 1시 15분부터 오후 리허설을 시작하게 됩니다. 보통 1시정도에 시작된 리허설은 6시정도까지 이어져요. 이후에는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면담이 필요한 단원들과 얘기를 나눕니다. 리허설 지도 외에 단원 관리도 지도위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퇴근 전 모든 지도위원들이 모여 그 날 하루를 돌아보는 회의를 진행하면서 하루 일과를 끝냅니다.”
▶지도위원으로서 힘든 점 “무엇보다 전 출연자들의 마음을 한 군데에 모으는 것에 대한 고충이 따릅니다. 전막발레의 경우 70명이 넘는 인원이 한 무대에 오르게 되는데, 이럴 때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 중 하나가 모든 출연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단원들을 지도하면서는 많은 인내심이 따른다는 점입니다. 평소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몇 번이고 지적한 부분들이 고쳐지지가 않을 때가 있어도 무용수 개개인이 원하는 대로 될 때가지 기다려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될 때까지 마음을 열고 기다려주는 일이 때로는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고는 합니다.”
▶직업적인 롤모델 “저는 오랫동안 모셔왔던 최태지 단장님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습실이나 무대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엄하시다가도 무대 밖에서는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한 모습에서 늘 배워야함을 느낍니다. 또한 캐스팅 이후 무용수들에게 끝없는 믿음을 주시는 부분도 제가 배워야할 점입니다. 단장님께서 무용수인 저에게 심어주었던 믿음을 저도 제가 지도하는 단원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도위원의 역량 “무엇보다 아까 말했던 인내심이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또한 모든 단원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마음도 필수적입니다. 저부터가 마음을 열고 단원들을 대할 때 단원들 역시 제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일괄적인 교육이 아닌 개개인에 맞는 지도 역시 필수적입니다. 흔히들 발레는 과학적인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똑같은 동작을 가르치더라고 개개인의 체형을 고려해 지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밖에도 작품을 무대에 올렸을 때 무용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그 사람의 내면에 잠재된 모습까지 찾아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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