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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조화 돋보인 화합의 장 ‘2009 현대 춤 작가 12인전’

 

올해로 23회를 맞는 ‘2009 현대 춤 작가 12인전’이 7일 첫 공연을 선보였다. 7일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진행되는 올해 공연 역시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우리 무용계 각 부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중견무용가들의 작품이 무대를 채운다.

이에 공연 첫 날인 7일에는 전순희의 ‘눈꽃아가’, 조주현의 ‘圖’, 이용인의 ‘틈 Anti Space’, 박재홍의 ‘그믐달’이 공연되었다. 다른 장르와 다른 주제를 가진 작품들이지만 조화의 미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각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도 그러하거니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한 무대에서 이뤄지는 전체적인 풍광 역시 한국 현대 춤의 화합이 돋보이는 모습이다.

“현대 기술이 그려낸 고즈넉한 자연과 섬세한 감성” - 전순희의 ‘눈꽃아가’

전순희의 ‘눈꽃아가’는 전통 살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선함이 돋보인 작품이다. 현대문명의 혜택을 받은 조명장치가 만들어낸 전체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고즈넉하고 차분한 느낌을 조성했다. 조명은 이 작품이 혼자 추는 독무임에도 불구하고 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무대를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더욱이 모든 장면의 변화가 조명의 움직임에 좌우되면서 작품 안에서 조명은 거대한 스케일을 만들었다. 정적이고 몽환적인 작품이지만 구성만큼은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진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무용수의 움직임에 따라 흩날리는 모래는 전반적으로 작품을 지배하는 한스러움에 대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음악 부분에 있어서도 전통 악기와 피아노가 결합된 연주곡을 사용하여 더욱 세련된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동서양 결합이 돋보인 따뜻한 달빛 찬가” - 조주현의 ‘도(圖)’

막이 열린 뒤 무대 전면을 가득 메웠던 것은 별� 총총 박힌 밤하늘이다. 찬란한 빛을 뽐내던 첫 장면과는 별개로 작품 전체적인 흐름은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다. 찬란한 별빛이라기보다는 은은한 달빛이다. 꽉 찬 보름달 아래서 춤추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섬세하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발레 동작이 동양적인 느낌의 달빛 형상아래서 더욱 돋보인다.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기 위해 세트나 조명, 의상 등은 최대한 간소화했다. 세 무용수의 유기적인 동작은 간소화된 무대 위에서 더 빛을 발했다. 따로 움직이지만 한 몸처럼 진행되는 전체적인 동선이 무대 전면에 뜬 달빛처럼 둥그런 곡선의 느낌을 발한다. 잦은 음악의 체인지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구조에 변화를 주었다.

“질서 속의 무질서가 만들어낸 에너지” - 이용인의 ‘틈(Anti Space)’

현대무용가 이용인의 ‘틈(Anti Space)’은 질서 속의 무질서가 공존하며 큰 에너지를 발산하는 작품이다. 공간을 제약하는 사각형의 조명 틀 안에서는 팔다리를 길게 뻗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더욱 돋보인다. 규격화된 조명에서 그 질서를 깨고 이어지는 춤은 무한한 상상력에 대한 힘으로도 다가온다. 그렇기에 억지스러운 설정이나 부수적인 설명 없이 움직임만으로 정서와 주제를 전달하고자하는 안무가 이용인의 고집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벼우면서도 시원스런 두 무용수의 움직임과 감각적인 안무 능력이 인상적이다.

“서정적인 달의 노래” - 박재홍의 ‘그믐달(Under the waning moon)’

완벽한 원을 이루지 못하는 그믐달은 왠지 모르게 따뜻하면서도 서글픈 느낌을 준다. 완벽하지 못한 아쉬움이 무의식적으로 애절함의 한 귀퉁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박재홍의 ‘그믐달(Under the waning moon)’ 역시 따뜻하고 은은하면서도 알 수 없는 애틋함을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이에 단조로운 조명아래서 춤을 추는 남녀무용수의 움직임 역시 크고 동적인 모습보다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형상이다. 차가운 표면에 감춰진 따뜻함, 그렇기에 더욱 은근한 매력이 박재홍의 ‘그믐달(Under the waning moon)’이 갖는 매력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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