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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53] 뮤지컬 ‘빅 피쉬’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바로 나의 이야기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1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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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빅피쉬’는 CJ ENM이 ‘킹키부츠’와 ‘보디가드’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작품이다. 2013년 브로드웨이 개막 당시, 협력 프로듀서로 참여하여 한국 공연권을 확보한 지 6년 만에 국내 초연을 선보이게 되었다. 오리지널 프러덕션을 모티브로 2019년 12월 국내 창작진들의 해석과 표현으로 새롭게 무대에 구현했다.

작품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죤 어거스트’의 극작과 팀 버튼의 영화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빅 피쉬’는 새롭게 무대 언어로 되살아나 아버지와 아들, 가족과 사랑, 꿈과 인생에 대한 감동적인 서사를 담았다. 더불어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마술과 사실주의적 미장센으로 송년과 신년에 딱 어울리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뮤지컬로 한국에서 재탄생했다.

뮤지컬 ‘빅피쉬’는 평범한 세일즈맨이지만 자신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늘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였고 위대한 모험가, 최고의 슈퍼스타, 나라를 구한 전쟁영웅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허풍쟁이 아버지인 ‘에드워드 볼륨’이 등장한다. 극은 아버지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데 사랑스러운 아들에게 상상 속 이야기를 들려주며 언제나 최고로 돋보이고 싶은 아버지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상상의 세계가 마법처럼 펼쳐진다. 꿈과 환상이 함께하는 누구나 가보고 싶은 곳, 꿈의 낙원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어느새 급성장해 현실적인 아들이 되어버린 아들 ‘윌’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며 아버지에게 느꼈던 감정들이 마침내 갈등으로 빚어지게 되는 시간과 사건이 일어난다. 둘의 사이는 멀어져 가고 마침내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를 통해 유년기부터 성인이 된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단란하고 행복했던 생애를 되짚어보게 된다. 그러면서 ‘빅 피쉬’로 상징되는 자식에 대한 조건 없이 ‘위대한 사랑’, 그 존재의 영원성에 대한 감동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미녀, 인어, 거인, 그리고 운명적인 사랑 등 아름다운 추억의 순간들이 무심한 듯 거칠게 지나가고 아버지 에드워드가 병세로 위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들 ‘윌’은 한동안 갈등으로 인해 소원해진 간극을 없애려 아버지의 진실에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어느새 마법처럼 사라지는 오로라처럼 신비로운 빛살의 환상적이고 영롱한 물고기로 변신하며 오래도록 기억해주길 바라는 무언의 눈길을 보내며 강물을 따라 거슬러 유유히 사라진다.

‘빅피쉬’는 미국 최남단에 있는 알라바마가 배경인 다분히 미국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누구나 좋아 할만한 보편적 정서와 이미지로 울고 웃다가 마침내 가슴 저미는 감동을 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지만 다른 여느 가족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바로 나의 이야기기도 하다.

뮤지컬 ‘빅피쉬’는 한국 프러덕션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무대는 독특하고 효율적이며 신비한 한편의 동화책을 구현해 낸 듯하다. 더구나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깊이 있는 무대를 최대로 활용하며 오토매틱 전환을 통해 깔끔하고 세련된 구조적 미학으로 작품을 리드해가는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의 독창적이고 탁월한 무대미술의 성찬을 맛볼 수 있다. 거기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조수현 영상디자이너와 자연스럽게 세트와의 배경의 묻힘과 드러남의 조화로움, 조명 디자이너 이우형의 작품 속으로 스며들고 입체화한 계산된 터치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질감의 빛을 더해 효율적으로 텍스트와 캐릭터에 자극과 영감을 불어 넣어주었다.

작품의 결을 공고히 해 준 의상과 소품, 그리고 거대한 퍼펫의 운용으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빚어내며 시각적으로 황홀한 무대를 경험할 수 해주었다. 특히, 이지형 퍼펫과 인형 디자이너의 과감하고 실험적인 퍼펫 거인과 인형들, 그 운영방법은 마법적 무대 언어를 구현하는데 아주 효율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또 다른 활용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의 편곡과 지휘 또한 작품에 안정감과 부드럽고 유쾌한 흐름을 리드해 주었다. 버추얼 오케스트와 리얼악기를 활용한 효율적인 음악적 구성과 권도경 음향 디자이너의 당찬 콜라보 또한 작품에 흥행 날개를 달게 해 주었다.

에드워드 볼륨으로 분한 손준호 배우의 가창력과 연기력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독 주역으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다소 허풍스럽고 과장되다가도 천진한 아이 같은 순수한 표정과 어투, 무엇보다 탁월한 가창력을 발휘하며 이 작품으로 확실하게 믿고 보는 배우로 다시 한번 증명해 냈다. 또한, TV 활동에서 다시 무대로 돌아온 윌 역의 김성철 배우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분하며 섬세하고 깔끔한 연기와 자태, 거기에 시원시원한 가창력은 아버지 손준호 배우와 환상적인 부자 캐미를 발산하며 작품 요소에 완전한 생명력을 넣었다.

에드워드의 시간을 멈추게 만든 영원한 첫사랑이자 아내 역의 구원영 배우는 팔색조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서커스단을 발칵 뒤집어 놓은 발랄한 소녀부터 매혹적인 디바와 인자한 엄마까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다재다능한 뮤지컬배우의 표본처럼 완성되었다. 그리고 윌과 사랑을 약속한 조세핀 역의 김환희는 깨끗하고 투명한 보이스와 무척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역할 창조를 확실히 해냈고 에드워드에게 사랑을 알려주고 그의 주치의를 맡은 김태현 배우의 안정적인 연기와 유머러스한 태도, 작품에 생명수 같은 역할을 멋들어지게 소화한 마녀 역의 주아 배우, 비밀의 키를 쥔 제니 힐 역의 나하나 배우 등 주·조역과 앙상블의 탁월한 기량과 에너지가 환상적인 희망으로 가득 찬 노란 수선화와 잘 대비되며 어우러지는 빼어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제공_CJ ENM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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