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한 해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원더걸스의 ‘텔미’는 어느 한 시대에 유행하다 사라졌던 음악과 스타일로 다시 한 번 대중을 열광시켰었다. 그러나 소녀들의 음악과 춤에 열광하는 현상은 단순히 지난 시대에 대한 향수가 아니었다. 이미 흘러가 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새롭게 바꾸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코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뮤지컬에서도 그러한 바람이 불고 있다. 복고의 재현이 아닌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트렌드와 함께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바로 그러한 대중들의 기호에 잘 맞는 작품이다. 통 넓은 나팔바지와 아바의 22곡의 뮤지컬 넘버는 복고와 향수라는 말을 떠올리기 쉽지만 신기하게도 ‘맘마미아’는 가족단위의 관객층이 대부분이다. 중년의 엄마와 결혼을 앞둔 딸이 펼치는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바의 음악이 한 시대에서 끝나지 않고 여러 세대를 아우른다는 점이 이 뮤지컬의 강점이다.
그러나 뮤지컬 ‘맘마미아’는 좋은 소스를 현재의 흐름에 맞게 표현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최근 우리 공연계에서도 우리의 명곡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90년대의 음악으로 21세기에 라디오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을 얘기한 뮤지컬 ‘온에어’이다.
뮤지컬 ‘온에어’는 90년대의 흘러간 댄스뮤직과 발라드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흘러간 음악에 현재를 살아가는 라디오 DJ와 PD의 사랑을 그려 넣었다. 지금도 라디오에는 수많은 청취자들이 엽서와 편지지 대신 핸드폰과 컴퓨터로 신청한 온갖 사연과 옛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도 우리의 삶은 인터넷 댓글 한 줄이 아니라 인간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구구절절한 사연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동명의 영화를 무대 위에 올린 ‘라디오 스타’도 라디오 DJ와 그의 매니저에 관한 이야기다. 왕년의 가수왕이 화려한 브라운관을 나와 좁은 라디오 부스에서 시골 아줌마들 화투판에나 끼어드는 삶을 살게 되었지만 오히려 라디오로 전해지는 삶을 통해 더 넓은 세상과 인간애를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뮤지컬이 라디오를 끌어들인 이유는 라디오 DJ의 ‘목소리’와 무대 위 배우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인간적인 ‘그 무엇’ 때문이다. 대중들이 복고와 향수에 열광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치다.
한때 뮤지컬은 2,30대의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는 고급스럽고 트랜디 한 장르로만 치부되었다. 그러나 최근 뮤지컬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하면서 장르 또한 다양해졌다. 그 와중에 관객들은 이국적이고 새로운 삶을 이야기한 화려한 무대가 아닌 우리의 삶을 익숙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뮤지컬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공연을 통해 흘러가고 지나가버린 것들이 사실 우리의 일상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우리의 삶은 좀 더 깊고 풍부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정효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3월 오픈을 앞둔 주크박스 뮤지컬 ‘온에어’,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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