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적인 서정성과 색채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조엘 부비에의 작품 ‘얼굴을 맞대고’가 지난 10월 2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조엘 부비에는 10개의 프랑스 국립무용단체 중 아르브 국립무용단(1986~1992)과 앙레 국립무용단(1993~2003)의 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단편영화를 만들어 칸 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가수 빠뜨릭 브뤼엘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여 프랑스 음악의 승리상 최우수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하기도 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그녀가 안무한 작품 ‘얼굴을 맞대고’는 일종의 모노드라마처럼 한 여인의 고독과 지난날의 회상,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그려냈다. 특히 이 작품은 우리의 삶에 서정적인 감성을 덧입혀 드라마보다도 더 영화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보는 이들에게까지 깊은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이 솔로 작품에는 조엘 부비에 혼자 등장하여 무대 위를 자기 스스로의 세계로 물들였다. 무대로 등장하자마자 신문지에 불을 붙이며 ‘나’를 외치는 그녀는 아마도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갈 것을 암시하는 듯 보였다. 조명과 옷걸이, 의자가 놓여진 무대 뒤편에는 검은색 벽이 설치되어있었다. 그녀는 분필로 벽에 창문을 그려 넣기도 하고 나중에는 치마를 입은 여자와 열쇠구멍까지 그렸다. 특히 창문을 그렸을 때는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풍우가 치는 음악소리가 흘러나와 공연장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그러한 상황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우산과 비옷을 입고 쓸쓸히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렇듯 그녀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장면을 연출하고 그 장면에서 관객들은 지난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점이 돋보였다. 무대 위에서 3개의 하얀색 천이 내려왔을 때는 영상이 비춰지면서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그 노랫소리에 맞추어 이리 저리 몸을 흔들며 마치 유명 배우가 된 듯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다 음악이 멈추었을 때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통스러워했다. 이로 인해 기분 좋은 꿈을 꾸다 꿈에서 깨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안타까움과 아쉬운 기분이 들게 했다. 또한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하얀색 작은 원피스를 조심스럽게 입어보기도 하고, 막대기에 불을 붙여 꽃으로 변하게 하는 마술을 선보이면서 갖가지 장면들을 연출했다. 이 모든 장면들이 전혀 다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하나로 연결된 점이 아이러니했다. 지루한 장면이나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하나의 연결된 이미지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마치 영화처럼……. 작품에서 색채의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난 부분은 그녀가 입은 보라색 의상과 무대 위에서 흩날리며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들이었다. 감미로운 음악을 바탕으로 무대의 왼편과 오른편에 분홍색 꽃가루를 설치하고 갈색조명을 비추게 했다. 이는 예술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무대연출이었다. 더군다나 그 꽃가루 위에 보라색의상을 입은 그녀가 눕자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 했다. 그녀는 이렇듯 자그마한 무대 공간 안에 모든 것을 만들어냈다. 때로는 유명 배우처럼, 때로는 그리움의 여인처럼, 때로는 천진난만한 소녀처럼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예술적 감각을 덧입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든 것이다. 더불어 보는 관객들의 마음까지 그 진한 감성을 자극시켜 눈물짓게 한 점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의미가 깃든 작품이었다고 보여진다. 한마디로 조엘 부비에의 ‘얼굴을 맞대고’는 아름다움, 그 이상이었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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