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8.10 월 22:24
상단여백
HOME 뮤지컬
‘논픽션’ 바람, 한국 공연계에도 불까

 

지금 한국에는 핸드볼을 소재로 한 영화 한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한국의 여자핸드볼 팀의 이야기를 소재로 그녀들을 둘러싼 혹독한 인생역정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한 논픽션 영화이다. 특히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던 그 당시의 경기장 그대로의 생생함을 담아 관객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올림픽 결승 당시 경기내용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둘러싼 에피소드는 일부 허구로 만들어졌다.

논픽션(nonfiction)이란 사실을 주체로 허구를 가미하여 극적요소를 더한 스토리를 말한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사극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다. 특히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은 역사적 고증을 통한 다양한 추측과 설정이 가능하기에 많은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

이런 논픽션은 드라마나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계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외국작품으로는 실존인물인 에바페론과 조지엠코핸의 일대기를 다룬 ‘에비타’나 ‘조지엠코헨투나잇’, 미국의 스펠링비 경기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스펠링비’ 등이 최근 국내 공연된 대표 논픽션 뮤지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 작품으로 논픽션을 사용한 작품은 많지 않다. 처음에는 ‘명성황후’나 ‘화성에서 꿈꾸다’, ‘공길전’ 같은 역사물에서 많이 보여 졌는데 최근 ‘레퍼스파라다이스’나 ‘샤인(메인 사진)’같은 최근작에도 속속 등장하곤 한다. 특히 ‘샤인’은 실존인물들이 현재에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다.

논픽션은 창작인들에게 ‘소재찾기’의 주요한 방법으로 쓰인다. 하나의 사건이나 상황을 가지고 뼈대를 구성하고 그 앞뒤로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극적 요소를 삽입하는 것은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고 또 그만큼 극에서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실제 작품에서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 진다. 때문에 관객들이 논픽션과 픽션을 구분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작품의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물론 지나친 허구 가미나 왜곡 등으로 관객의 오해를 살 정도의 허구는 지양해야 하겠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논픽션에서 더욱 강하게 발휘될 수 있다. 같은 상황과 사실이라도 작가의 다양한 지식과 상상력에 따라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논픽션 작품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앞서 말했듯이 진실왜곡이다. 작년 ‘샤인’이라는 뮤지컬을 연출한 김달중 연출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제작에 있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혹시라도 잘 살고 있는 실존인물들에게 ‘피해가 되지는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특히 더 신경 쓴 부분이 결말이라고. 즉, 다시 말해 사실과 허구가 교집합 되는 점을 찾아 진실을 왜곡되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는 말이다.
또한 논픽션은 다의적(多義的) 해석이 가능한 작품일수록 좋은 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메시지이다. 메시지란 꼭 어떤 ‘교훈’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실존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현시대에 전달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관객들은 역사적 사실을 보러 온 것라기보다는 허구에 실린 작가의 상상력과 사상에 더욱 큰 박수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 ‘허구’가 바로 감동(또는 주제) 전달의 방편이 된다.

사람들은 ‘진실’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속속 나타나는 논픽션 드라마나 영화가 공연계에도 불어 닥칠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이지만 진실성을 지닌 허구가 가진 힘을 빌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다양한 소재를 원하는 공연계에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논픽션이 좋은 소재의 모티브로 작용되길 바래본다.


공정임 기자 kong24@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